일선 경찰관들도 '비판'…"현장 대응 빨랐으면 참사 막을 수 있었다"

양희문 기자 이승현 기자 2022. 11. 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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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지만 경찰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약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압사 우려 신고가 이어졌으나, 경찰은 현장 인파를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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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상황실이 컨트롤타워 역할 못했다"
참사 4시간 전 시민 신고 잇따랐지만 상황실 대처 늦어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한 입장표명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국=뉴스1) 양희문 이승현 기자 = ‘이태원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지만 경찰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경찰관들도 당시 현장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112 신고 상황실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012년 ‘오원춘 사건’ 이후 112상황실은 지휘관 부재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편됐다. 빠른 초동 대처를 통해 범죄, 재난 등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112상황실은 신고 내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동대 투입 등 추가 인력 배치와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현장 대응 지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당시 112상황실은 컨트롤타워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약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압사 우려 신고가 이어졌으나, 경찰은 현장 인파를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112상황실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던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북부지역 한 경찰관은 “참사 발생 전 11건이나 되는 시민 신고가 있었음에도 서울경찰청이나 용산경찰서의 112상황실에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현장 경찰관들은 시야를 넓게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112상황실에서 판단해 적극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신고뿐만 아니라 폐쇄회로(CC)TV로도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왜 112상황실이 대응을 안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상황이 급박해지기 전에 상황실이 기동대를 투입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점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경찰관 A씨는 “오원춘 사건 이전 상황실은 지령을 전달하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병력 운영도 지시할 수 있다. 지휘관이 없는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사실상 지휘부나 다름없다”며 “상황실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에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적으로도 상황실이 잘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의 한 일선 경찰관은 “주말을 앞두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태원 인근에서 들어오는 가벼운 민원이라고 생각해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한 것 같다”며 “핼러윈으로 사람이 몰릴 것은 누구나 예상했을 텐데 인력을 투입한 것도, 정해진 매뉴얼대로 지시를 내린 것이 하나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한 T자 골목에 인력을 투입해 일방통행을 지시하고 현장에서 조금만 시민들을 통제 했었어도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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