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이태원파출소 직원 “기동대 지원 요청, 윗선 거절"

예병정 2022. 11. 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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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파출소에서 기동대 지원 요청을 했으나 거절됐다는 주장이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는 '이태원파출소 직원이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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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전 경찰이 참사가 빚어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파출소에서 기동대 지원 요청을 했으나 거절됐다는 주장이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는 '이태원파출소 직원이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경찰관은 "동료들이 감찰조사를 받는 중이라 걱정돼 글을 남긴다"고 했다.

특히 그는 "지구촌축제 대비 당시 행사장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기동대 경력(경찰력)을 요청했으나 윗선에서 거절했다. 핼로윈 대비 당시도 안전우려로 인해 용산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경력(경찰병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력 부족에 시달렸던 이태원 파출소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 관련 접수된 압사 우려 112신고는 사고 발생지 골목뿐만 아니라 이태원역 주변 일대 여러 곳에서 접수됐다. 지역 특성상 좁은 골목이 많아 어디로 가든 몰려든 인파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며 "당시 근무 중이던 약 20명의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적었다.

이어 "(112신고) 11건 중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는 상담안내로 마감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귀가하라 안내했기에 해당 내용으로 마감한 것"이라며 "다만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지하철과 버스로 몰려드는 인원이 몇 배로 많았고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20명으론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용산경찰서 교통직원들도 현장 곳곳에서 인파를 통제 중이었고, 파출소 직원들은 다른 여러 신고로 출동하는 중에도 틈틈이 시민들에게 해산하라고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용산구청과 지역 상인들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초 용산구청은 이태원 관광특구란 명목으로 일반음식점 춤 허용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일반음식점에서 클럽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춰도 단속할 수 없었다"며 "이런 분위기가 인파가 몰렸다고 생각한다. 해당 조례를 통과시킨 용산구청은 차량통제 등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지역 상인들과 관련해서는 "핼러윈은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지역 상인들의 수익활동이기에 상인들도 질서유지에 어느 정도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건 발생 후 영업을 종료하도록 협조 요청했으나 일부 업소는 '별거 아닌 일에 유난 떨지 마라', '손님들 안 보이냐' 등의 발언을 하며 협조를 거부하고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통제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청장님의 '112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는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그냥 '감찰 후 문제가 있으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이런 발언만 할 수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또 "불과 몇 달 전 취임사에서 ‘일선 경찰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경찰 만능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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