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무기 약진에 긴장한 미국 방산업계… "시장 잃을라"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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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잇따라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방산업계가 오랜 고객을 잃을까 불안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무기수출 계약 규모, 그리고 신속한 납기가 미국 방산업계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방산업계에는 한국의 무기 수출이 폴란드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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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무기 수출, 폴란드서 끝나지 않을 수도"
"안보 관점서 유럽·아시아 방산협력 바람직"
최근 한국이 폴란드 등 유럽 국가와 잇따라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방산업계가 오랜 고객을 잃을까 불안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방산업계 “마케팅일 뿐” 평가절하
폴란드는 지난 7월 한국에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총 148억 달러 규모 무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을 구매하기로 했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한국에 K9 자주포 18문을 주문했으며 노르웨이도 K2 전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첨단 무기 확보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위협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거래해온 미국 방산업계가 주문을 맞출 능력이 안 되자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당초 폴란드도 미국에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 500문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인도에 몇 년이 걸린다는 답변에 단념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한화디펜스와 천무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불행히도 제한된 생산능력 때문에 우리가 수용 가능한 기간에 (하이마스) 장비를 인도받는 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우리는 검증된 파트너인 한국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무기수출 계약 규모, 그리고 신속한 납기가 미국 방산업계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방산업계에는 한국의 무기 수출이 폴란드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연내 폴란드에 무기를 인도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순전히 마케팅에 불과하다. 한국은 그들이 약속한 것처럼 무기를 신속하게 인도할 수 있는지 입증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국가도 한국 무기 고려?
한국이 한국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늦추면서까지 폴란드 수출용 장비 생산을 우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조해나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워낙 짧은 기간에 K2, K9 초도 물량을 폴란드에 인도한 것을 보면 수요를 맞출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 같다”면서 “한국이 한국군 현대화보다 폴란드의 주문을 우선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한국이 약속한 시기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으면 장비 현대화가 시급한 다른 국가들도 한국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산 무기는 미제보다 저렴한 데다 미군 장비와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 또 한국이 K2 전차 800대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점도 유럽 국가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론 동맹 강화 유리”
한국과 유럽의 방산 협력에 대해 미국 내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게 아니다. 맥스 베르크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유럽 담당 국장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으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이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에 실질적인 혜택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오랫동안 미국산 무기에 의존하는 바람에 자체 방산 역량이 약화했다면서 “미국 방산업계가 시장 점유율 감소 가능성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더 넓은 국가안보 관점에서 보면 유럽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한국산 무기가 폴란드에 수출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방어에 투입된 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국제 질서와 평화, 안정을 유지하려는 의지 등 공통의 가치에 기반을 둔 철통 같은 동맹”이라며 “나토에 대한 한국의 기여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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