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쪽으로 미사일 발사 "미국과 남조선 군사놀이 중단돼야"

한미 양국 대규모 공군 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북한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양국의 대규모 공군 훈련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2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1분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했으며, 이 중 1발은 울릉도 방향으로 향하다가 동해 NLL(북방한계선)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해당 미사일은 NLL이남 26km, 속초에서 동쪽으로 57km, 울릉도 서북쪽으로 167km 떨어진 해역에 낙하했다. 이는 영해가 12해리, 즉 22km인 것을 고려했을 때 공해상에 떨어진 것이지만 영해와 상당히 근접한 해역이었다. 

이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와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울릉군에 공습 경보가 자동으로 발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북한이 이날 3발의 SRB을 포함해 최소 10발 이상의 다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서쪽과 동쪽지역에서 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서쪽의 경우 NLL 이남 해역에 미사일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진행중인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따른 견제 조치로 보인다. 이 훈련은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가 동원됐다.

실제 북한군부 서열 1인자로 알려진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인 1일 본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번 훈련에 대해 "동원된 전투기대수와 훈련규모를 놓고 보나 지난 1990년대 초 이라크를 침략할 때 사용한 작전대호인 '데저트 스톰'(사막폭풍)의 명칭을 본딴 것을 놓고 보나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겁기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군사적객기와 도발을 용납할 수는 없다. 미국과 남조선의 광기를 띤 그 '군사놀이'와 도발적인 망언들이 중단되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데 이어 불과 며칠만에 또다시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되었다"며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