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내내 안우진 괴롭히는 손가락 물집, 레전드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KS1]

민준구 2022. 11. 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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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 말하기 어렵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1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대접전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혈전이란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었다. 동점과 역전을 오간 이 승부의 끝은 결국 키움의 미소로 마무리됐다. 다만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았다.

키움 안우진은 1일 인천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조기 강판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키움은 이날 에이스 안우진을 선발 등판시켰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4일 휴식에 그친 그였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안우진은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 경기에서 2.2이닝 2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했다. 구위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무려 157km의 강속구를 뿌리며 분전하고 있었다. 다만 최정에게 홈런을 맞은 후 문제가 발생했다.

안우진은 올해 가을 야구 내내 손가락 물집 문제를 안고 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시작된 물집 문제는 결국 한국시리즈에 와서 제대로 터지고 말았다. 그는 “손가락 문제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이날 TV 중계화면에는 손가락이 크게 상해 있었고 물집이 터지며 나온 핏물을 바지에 닦은 흔적이 많았다. 결국 키움 벤치도 안우진을 일찍 내릴 수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중지 물집이 벗겨져서 속살이 보이는 상황이라 내일쯤 지나서 경과를 봐야 할 것 같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피까지는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속살이 벗겨져서 그때보단 상황이 심각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우려했다.

투수에게 있어 손가락 물집 부상은 분명 겪을 수 있는 부분이다. 안우진 역시 지난해 손가락 물집 문제로 인해 11일 동안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후 큰 문제 없이 잘 던져왔으나 몇몇 투수들은 손가락 물집 때문에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지켜본 ‘레전드’ 정민태 코치 역시 “나도 손가락 물집이 생겨서 그냥 터뜨리고 피를 흘리며 던진 적이 있었다. 사실 안우진의 경우 얼마나 심한지는 직접 보지 못해 알 수 없다”며 “예전에 넥센(현 키움)에 있었던 나이트는 매 경기 던질 때마다 손가락 물집이 생겼다. 항상 유니폼에 닦아가면서 던지던 투수였다. 안우진의 물집을 보면서 그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만약 안우진이 계속 던지기를 원한다면 참고 던지는 것 외 방법은 없다. 피부가 약해서인지 아니면 땀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계속 던지려고 한다면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키움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남은 한국시리즈 동안 출전할 수 있을까. 100% 완벽한 상황에서의 등판은 불가능하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키움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선발 자원이 많지 않은 그들의 입장에선 일단 2차전을 타일러 애플러로 막는다고 하더라도 이후 선발진 운용이 쉽지 않다.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 문제는 한국시리즈 내내 완벽히 해결될 수 없다. 승리했어도 마냥 웃을 수 없다.

정 코치는 이에 대해 “홍 감독이 안우진의 손가락 문제를 예견하고 요키시를 미출전 명단에 넣지 않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랍다”면서도 “선발 투수가 손가락 물집 문제로 긴 이닝 소화할 수 없다면 계속 쓰기는 힘들다. 아예 불펜 투수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사실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상황이라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과거 그런 예가 있었으니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가락 물집 부상은 꽤 오랜 시간 투수들을 괴롭힐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신재영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정 코치는 “손가락 밑 부분에 굳은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며 “손가락 물집은 완벽하게 나으려면 10일은 걸린다.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던지면 또 찢어질 수밖에 없다. 또 큰 경기를 하다 보면 공을 채는 순간 누르는 힘이 더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면 물집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참 힘든 부상이다”라고 말했다.

첫 한국시리즈는 아픔으로 남았던 안우진. 2번째 한국시리즈조차 시작이 불안한 상황이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과연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까. 멋진 마무리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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