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울면서 뛰쳐나가” “8년만에 다시 또래가…” 눈물의 캠퍼스 [이태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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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갔던 친구들이 수업하다 울면서 뛰쳐나가요. 이렇게 사람이 쉽게 죽어도 되는 건지."
이날 대학가에 따르면 희생자가 발생한 한양대를 비롯해 고려대, 서강대 등을 비롯한 각 대학에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분향소들이 마련됐다.
김씨는 "몇 년 주기로 어린 학생들이 참사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며 "친구의 친구거나 학교 동문인 경우가 많다. 너무나 가까이에서 벌어져 내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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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갔던 학생들, 심리적 충격 계속
“또 또래 잃어…참사 반복 문제” 지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태원에 갔던 친구들이 수업하다 울면서 뛰쳐나가요. 이렇게 사람이 쉽게 죽어도 되는 건지….”
2일 재학생 희생자를 위한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서울캠퍼스. 유학생 2명과 내국인 재학생 1명이 모셔진 위패 앞, 말없이 국화가 놓였다.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이곳에는 먹먹함과 슬픔을 나누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분향소와 30m 떨어진 곳에서 친구와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양대 분향소를 찾은 현장 당사자들은 10여분 넘게 선 채로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대학가에 따르면 희생자가 발생한 한양대를 비롯해 고려대, 서강대 등을 비롯한 각 대학에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분향소들이 마련됐다. 희생자가 나온 학교는 현장에 갔던 당사자, 유가족, 지인을 위한 심리 지원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추모 현장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은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참사 현장에 대한 아쉬움을 여전히 느끼는 학생도 있었다. 독일 국적의 유학생 줄리아나(19·여) 씨는 “전철도, 길도 막지 않아 모두가 접근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며 “비상 통로가 충분히 확보되는지 모니터링하는 인력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루프톱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걸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해 이태원을 떠났다”며 “동서남북 구분 없는 인파 속 제 친구는 키 작은 아이를 집어 올려 통행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영국에서 성장한 대학생 성모(20) 씨는 “주최랑 무관하게 항상 ‘안전 먼저(safe first)’가 너무나도 당연한 영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뒷수습하는 모습만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박모(25) 씨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들떠 있기 쉽고 그런 한계 때문에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두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가 잘못했다’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서로 주의하고 배려했으면 한다”고 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로 또래를 잃었다고 말한 대학생 김채린(25·여) 씨는 반복된 참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몇 년 주기로 어린 학생들이 참사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며 “친구의 친구거나 학교 동문인 경우가 많다. 너무나 가까이에서 벌어져 내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스포츠를 한 것도 아니고 도심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은진(20·여) 씨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며 “유가족들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정말 아프다”고 했다.
이번 참사로 밀집공간을 꺼리거나 두려워하는 ‘심리적 셧다운’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다. 헤럴드경제가 만난 한 학생은 참사를 접한 이후 이틀 넘게 지하철을 타지 못한다고 말했다. ‘밀집된 장소에서 공포감을 느껴서’라고 그는 털어놨다. 20대 중국인 여성 유학생인 막흠혁 씨도 “앞으로 기념일에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면서 “인파의 위험성을 영상을 통해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영상으로 인한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성씨는 “뉴스로 보도되는 것과 SNS에 올라온 영상을 따라가며 현장을 본 게 너무 달랐다”면서 “슬픔을 넘어 허망함, 허탈함을 계속 느끼고 있다”고 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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