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달러 표시 수출액 현재까지 전년보다 급증-NYT

강영진 2022. 11. 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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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방 석유 수입 중단에 인도·중국 등 대체 수요국 확보
파이프라인·액화시설 건설 어려운 천연가스 수출은 감소
주요 지하 자원과 비료 등 상품 수출은 여전히 유지
IMF 러 경제 축소 전망치 갈수록 줄어
내년 제재 효과 본격적으로 나타날 지 주목

[프라하(체코)=AP/뉴시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왼쪽)가 6일 체코 프라하의 총리 관저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이야기하고 있다. 약 44개국의 유럽 지도자들이 6일 유럽 전역의 안보와 경제 번영을 증진시키기 위한 '유럽 정치공동체'를 출범시키기 위해 체코 프라하에 모였다. 러시아는 유럽의 주요 강대국 중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했다. 2022.10.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뉴욕타임스(NYT)는 1일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대외 무역액이 올들어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제재에 많은 나라들이 동참하고 있으나 석유와 천연가스, 기타 지하자원 부국인 러시아와의 교역을 차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러시아의 교역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러시아는 2220억달러를 수입했다. 자동차와 부품, 의약품과 컴퓨터 등을 중국, 독일, 한국 등에서 주로 수입했다.

올해 경제제재가 발동하면서 수입액이 급감했다. 그러나 중국과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들은 전쟁 뒤 러시아와 교역이 오히려 늘었다.

러시아의 자원 없이 버티기가 극도로 어려운 나라들이 많다. 전쟁 전 러시아 수출액의 3분의 2 이상이 석유, 천연가스, 핵심 금속과 광물이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 경제적 타격을 안기려는 서방의 노력이 좌절돼 왔다. 러시아의 수출액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히려 늘었다.

한편 러시아의 대외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과거 통계를 담은 기존 자료들을 토대로 분석하는 건 기본적으로 시차에 따른 오차가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대외 교역량은 앞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쟁이 시작된 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러시아의 대외교역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제재의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러 제재로 인해 국제 무역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식량 부족문제가 심해지고 유가 등 물가가 기록적으로 올랐다. 유럽과 오래도록 긴밀했던 경제관계가 약해지는 반면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실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으며 영국도 올해 안에 중단한다. 그러나 두 나라는 러시아 석유 주요 수입국이 아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물가 급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수입 중단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12월중 해상운송 러시아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며 내년 2월에는 모든 석유 제품 수입을 중단한다. 또 러시아에 대한 농업 제품 및 의료관련 제품 수출도 중단한다.

러시아 수입과 정부의 재정 수입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해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수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러시아 정부는 제재로 인한 수입감소를 상쇄할 수 있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대기업 가즈프롬은 대유럽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올 상반기 기록적인 이익을 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경제가 당초 예측 만큼 침체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IMF는 지난 달 러시아 경제가 올해 3.4% 축소될 것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 7월과 4월 각각 6%와 8.5%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유럽이 준비중인 석유 및 석유 제품 수입 중단이 실행되는 몇 달 뒤면 러시아의 피해가 커질 수 있지만 러시아는 해상 수출을 통해 대체 수요자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 석유 수입을 크게 늘렸다.

한편 중국과 인도에 많은 석유를 수출하던 사우디아라빙라, 이라크 앙골라 등이 유럽에 더 많은 석유를 판매할 수 있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축소되지 않고 단순히 고객만 바뀌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벌어 들이는 돈이 얼마일 지는 아직 추정하기 어렵다. 인도와 중국에 낮은 가격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은 또 러시아 석유에 상한선을 둬 러시아의 석유 수입을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러시아 석유 수입 감소를 위한 노력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브렌트유 등 기준 유가가 최근 몇 달 동안 하락했다. 그러나 올들어 더 오랜 기간 동안 유가가 상승해 왔기 때문에 지난 3월부터 7월 사이 러시아 에너지 수출액은 달러로 표시했을 때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석유와 달리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은 크게 줄었다. 러시아는 오래도록 파이프라인으로 유럽에 가스를 공급해왔으며 리를 중국 등지에 공급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데는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난 7월 러시아 수입 천연가스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노르웨이와 미국으로부터 수입해 보충해왔다. 지난 9월 러시아와 독일 사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폭파됐다.

러시아의 대중 천연가스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기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유럽 수출 감소분의 극히 일부만을 중국에 추가로 수출하는 상태다. 천연가스를 해상 수출하기 위해선 가스 액화 시설을 건설해야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러시아는 에너지 외에도 비료와 석면, 핵발전 연료, 밀 등의 주요 수출국이다. 러시아가 수출하는 팔라듐과 로듐은 자동차 촉매 전환장치에 필수적이다. 프랑스 핵발전소는 러시아산 우라늄을 사용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드 최대 수입국이다.

러시아의 교역액 증가는 내년도 제재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알렉산더 가부에프는 유럽이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유가상한선 등 각종 제재의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러시아의 수출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도 러시아의 대외교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주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협정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가부에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아시아 각국이 러시아와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부에프는 "내년에는 올해와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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