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6살 손녀' 빈소서 울먹인 할아버지…"내 첫 손주"

김미루 기자, 김도균 기자 2022. 11. 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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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할아버지 생일이라고 뭘 만들어 왔더라고. 동그랗게 해서 공예로. 그걸 내 방에다가 지금까지 걸어놨어."

이태원 참사에서 사망한 16세 손녀의 빈소를 찾은 친할아버지 한모씨(68)는 지난 1일 빈소에서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한씨는 "내 첫 손주"라며 "할아버지 생일에 손수 생일 선물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한씨는 "손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할아버지 생일이라고 뭘 만들어 왔더라"며 "내 방에다가 그걸 지금까지 걸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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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9시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이태원 참사 16세 희생자 한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오후 5시30분쯤 하교 시간을 넘기자 한씨 빈소 앞에는 서로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 조문객 50명 정도가 줄을 길게 늘어섰다./사진=김미루 기자


"손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할아버지 생일이라고 뭘 만들어 왔더라고. 동그랗게 해서 공예로. 그걸 내 방에다가 지금까지 걸어놨어."

이태원 참사에서 사망한 16세 손녀의 빈소를 찾은 친할아버지 한모씨(68)는 지난 1일 빈소에서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한씨는 "내 첫 손주"라며 "할아버지 생일에 손수 생일 선물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한모양(16)의 빈소는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차려졌다. 한양은 이번 참사에서 희생된 학생 사망자 6명 중 1명이다.

한양의 빈소에는 교복을 입은 증명사진이 영정사진으로 걸려있다. 이날 오후가 되자 한양만큼이나 앳된 조문객들이 이곳에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교 시간을 넘긴 오후 5시가 되자 선생님과 함께 10~20명의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수 차례 이곳 빈소를 찾았다. 한양과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도 있고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도 더러 있었다.

검은 후드집업을 걸쳐입은 한 여학생은 빈소에 들어서기 전 로비에서 A5 용지와 검은 볼펜을 꺼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종이를 가득 채우고 나서야 이 학생은 한양의 빈소로 향했다.

한양과 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빈소 앞에 서서 와인색 교복 넥타이를 잠시 만지작거리더니 풀어 가방에 넣었다. 의연한 얼굴로 빈소로 향하던 학생들은 빈소에 들어서기도 전에 주저 앉아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오열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서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빈소 밖 의자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한양은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 오랜 해외생활을 했다. 그전까지 한양은 아버지의 사업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생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 살던 한양과 가족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은 한양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인 약 3년전이다.

한양의 할아버지는 손녀와 한국에서 함께 지낸 세월이 짧아 더 애틋하다. 그래서인지 한씨는 한양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준 선물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한양의 선물은 직접 만든 십자수 공예품이었다.

한씨는 "손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할아버지 생일이라고 뭘 만들어 왔더라"며 "내 방에다가 그걸 지금까지 걸어놨다"고 말했다.

한씨는 한양과 가족이 미국에 살 때 손주들과 아들 내외를 보러 미국에 들른 적이 있다. 그때를 회상하며 한씨는 "손주(한양)가 한국말이 서툴렀다"고 했다.

한국어가 서툴러서인지 할아버지는 손녀를 조용한 아이로 기억했다. 한씨는 "(한양이) 과묵하고 말이 없었다"며 "설이나 추석에 와서도 말없이 앉아있다가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씨는 "손녀가 너무 조그맣고 왜소하고 그러니까 힘이 없어서 더 빨리 죽은 것 같다"고 울음을 애써 참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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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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