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제대로 취향저격한 엔씨 '도구리'

엔씨소프트를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시키는 일등공신

-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열린 도구리 팝업스토어(10월 28일~11월 8일)

'도구리'가 엔씨소프트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캐릭터하면 리니지나 아이온에 나오는 전사나 마법사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귀여운 도구리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도구리를 제대로 알게 된 계기도 아이온과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였다.

도구리는 2021년 1월 처음 등장한 분홍색 너구리 캐릭터다. 엔씨소프트 사내 게시판에 리니지2M 속 너고리 몬스터를 캐릭터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으로 엔씨소프트 캐릭터 비즈니스 담당 '스튜디오 644'에서 제작했다.

관련해 민성기 엔씨소프트 캐릭터 프로덕션 실장은 "도구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맹목적인 희망으로 가득 찬 캐릭터다"라며 "많은 사람이 도구리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전한 바 있다.

도구리 인기는 빠르게 확산됐다. 공식 인스타그램과 첫 번째로 연재된 웹툰은 총 41화까지 연재됐고 애니메이션도 9화까지 나왔다. 이후 도구리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굿노트, 인생네컷, 편의점 음식 등 MZ 세대의 문화에 녹아들기 시작했고 NC 다이노스, 페이지, 플리츠마마, 아크비어 등 다양한 상품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인기 만점 도구리가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팝업스토어로 들어왔다. 본래 팝업스토어는 오픈런이 국룰이지만 여러 업무로 타이밍을 놓쳤다. "너는 그때 안 오길 잘했어"라는 오프런을 도전한 지인의 말을 듣고 다행인가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오픈런만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1일 오전 11시쯤 행사장을 찾았다. 오픈한 지 3일 정도 지났는데도 여전히 북적였다. 고객은 대부분 커플이었다. 함께 팝업스토어에 들려 굿즈를 구매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지나가다가 "나 이거 알아"하며 입장하는 백화점 방문객도 종종 보였다.

팝업스토어에는 티셔츠, 스마트폰 케이스, 키링, 슬리퍼, 방석, 마우스패드, 머그컵 등 다양한 굿즈가 있다. 구경하면서 "도구리 굿즈 정말 많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에서 도구리 에너지드링크가 있어 미리 구매했는데 여기에는 더 다양한 에너지드링크와 빼빼로가 있었다. 올해 11월 11일에는 지인들에게 줄 빼빼로를 도구리로 정했다.

굿즈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다. 구매 전에 샘플로 직접 만져보거나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회사 콘셉트라 그런지 실용적인 굿즈들이 많았다. 특히 굿즈에 새겨진 문구 중에 속마음을 담은 내용이 많았는데 이것이 도구리의 인기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것저것 다 구매하고 싶었지만 가난한 지갑 사정으로 지인에게 선물할 마우스패드과 집에서 사용할 펜, 슬리퍼, 노트를 구매했다. 가격은 상대적이긴 한데 게임 관련 굿즈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굿즈 구매 뿐만 아니라 이벤트 인증을 통한 럭키 드로우와 신입사원 면접을 볼 수 있다. 신입사원 면접은 "엔씨소프트가 이곳에서 직접 면접을 보는건가"라며 놀랐다. 알아보니까 도구리가 644컴퍼니의 막내 사원인 만큼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신입사원 면접에서는 도구리 삼행시, 644컴퍼니 사훈 등을 질문했고 면접에 통과하면 고퀄리티 사원증을 받을 수 있다.

오후 1시쯤에는 방문객이 더 몰렸다. "이것이 도구리의 인기인가"라며 놀라면서도 엔씨소프트가 단순히 게임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 중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기자도 팝업스토어를 구경한 후 도구리의 매력에 빠져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매했다. 지인들에게도 도구리의 매력을 전파할 계획이다. 최근 아이온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엔씨소프트 게임에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중인데 앞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