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美보다 빨리 늙어가는 韓…생계 위해 자영업 내몰리는 60세 이상 '급증'

장유미 2022. 11. 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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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받아도 일 놓지 못하는 노인, 5년간 46.7% ↑…고령자 68.5% "계속 근로 원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연금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 일을 놓지 못하는 사람의 비중이 절반에 달했을 뿐 아니라 다수의 고령자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가올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선 사적연금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후소득 기반 확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수의 고령자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55~79세 고령인구의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55~79세 고령인구는 370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 252만4천 명에 비해 46.7% 증가한 수치다.

또 연금을 받는 55~79세 고령인구 중 일하는 자의 비중은 절반(49.7%, 올해 5월 기준)에 달했다. 이는 2017년 5월(43.8%) 대비 5.9%p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국민·기초연금, 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으로, 지난해 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 월 216만원의 약 6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전경련]

또 통계청 고령층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인구 10명 중 7명(68.5%)은 장래에도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응답 비중이 절반(57.1%)을 넘어 가장 높았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안되는 고령자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개년간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17년 573만3천 명에서 2021년 555만 명으로 3.2%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159만2천 명에서 193만3천 명으로 21.4%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9명(87.2%)은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60세 이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7년 137만1천 명에서 2021년 168만5천 명으로 22.9% 늘었는데 이는 전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율(2.3%, 2017년 415만3천 명 → 2021년 424만9천 명)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그래프=전경련]

대다수의 고령 자영업자들이 부족한 창업자금을 가지고 철저한 시장 조사 없이 급박하게 사업을 시작했다. 또 무한 경쟁의 자영업 시장에서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4명(43.0%)은 '500만원 미만'으로 창업했다. 64.5%는 창업 준비기간이 '1~3개월 미만'이었다. 2019년 기준 월평균 영업이익이 최저임금(주 40시간 기준 174만5천원)보다 낮은 소상공인 비중을 살펴보면 ▲60세 이상(53.6%) ▲50대(37.3%) ▲40대(36.8%) ▲30대(34.6%) ▲20대(34.3%) 순이었다.

OECD 인구 전망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5%로, 3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됐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고령사회)에서 20%(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7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였다. 다른 나라는 ▲일본(11년) ▲미국(15년) ▲이탈리아(19년) ▲프랑스(29년) ▲독일(36년) ▲영국(51년) ▲오스트리아(53년) 등의 순으로 나타나 한국과는 최소 4년에서 최대 46년까지 차이가 있었다.

[그래프=전경련]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데 노인빈곤율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어서 향후 노인 빈곤 문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14.3%)의 2.8배에 달했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를 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24.6%로, OECD 평균(28.1%)을 밑돌았다. 하지만 2026년 들어 OECD 평균(30.7%)을 역전해 40여 년 뒤인 2060년에는 OECD 평균(45.2%)의 2배 수준인 90.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심각한 노인빈곤 문제 등으로 미래 세대의 노인부양 부담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후소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세제혜택 강화 등 사적연금 활성화는 물론, 경직적인 노동규제 유연화, 세부담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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