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책 나오면 너무 기쁜데, 막상 내 책 내니 실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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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나주에 대하여'가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선 김화진(30) 소설가가 인생 첫 책 '나주에 대하여'(문학동네)를 들고, 지난달 28일 다시 문화일보사를 찾았다.
김 작가는 "내가 만든 남의 책을 보면 너무 기쁜데 막상 내 책이 나오니 실감이 안 난다"며 어색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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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진 작가 첫 소설집 출간
“생각을 글로 옮기는게 좋아
어지러운 마음 모두 해소돼”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나주에 대하여’가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선 김화진(30) 소설가가 인생 첫 책 ‘나주에 대하여’(문학동네)를 들고, 지난달 28일 다시 문화일보사를 찾았다. 책이 나오고 첫 인터뷰다.
“분명히 좋은 거 맞는데, 좋다는 말이 이상하게 잘 안 나와요.”
김 작가는 “내가 만든 남의 책을 보면 너무 기쁜데 막상 내 책이 나오니 실감이 안 난다”며 어색해했다. 그는 출판사 민음사의 한국문학 편집자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박혜진 평론집 ‘언더스토리’와 조해주 시집 ‘가벼운 선물’ 등을 만들었다. 책 만들고, 책 쓰더니, 본심도 책에 담았다. 그는 책을 내는 기회는 소중하고, 쉽게 오지 않으며, 당연한 일이 아니라고, “소설집을 내게 되어 기쁘다. 이렇게 기뻐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며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책에는 표제작인 ‘나주에 대하여’ 등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이 담겼다. SNS, 독립영화 상영회, 필라테스, 성전환 수술, 샤넬 가방 등 각각의 소설을 지배하는 이미지와 언어들은 그대로 시대의 풍경이자 세대의 감각과의 긴밀한 만남이다. 누군가는 죽은 애인의 전 여자친구 SNS를 염탐하며 결핍을 메우고(‘나주에 대하여’), 함께 영화를 좋아했던 두 친구는 상반된 길을 걸으며 서로 동경과 애정, 질투라는 복잡한 감정을 분출하고(‘꿈과 요리’), 축났던 몸을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한 인물은 자신의 아픈 경험들이, 상처를 입어야 단단해지는 근육처럼, 단단한 마음의 근육이 됨을 깨닫는다(‘근육의 모양’). 그렇게 김화진의 사람들은 무수한 ‘마음’을 좇으며 나아간다. 왜 그럴까, 꼭 그래야 할까, 정말 그러고 싶었던 걸까. 그 마음의 지형을 다정하게, 그러면서도 세밀하고 날카롭게 그려낸 작가는 어 그래, 이거 맞지, 싸우고 싶지, 외롭지, 울고 싶지, 이런 말 하고 싶지, 하며 우리 마음을 끄집어내고, 발가벗기고, 항복하게 만든다.
김 작가는 “마음을 생각하고 의심하고, 그걸 소설로 옮기는 일이 좋았다”며 “글로 쓰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나름의 논리나 사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나의 이상한 짓, 후회, 남이 던진 말들…. 소설로 한바탕 정리를 하고 나면 나름대로 해소가 돼요. 그 마음 별거 아니었군, 어쩔 수 없었겠군,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말이에요.”
‘꿈과 요리’의 수언이 영화 비평 공모에 당선된다거나, ‘새 이야기’의 진아가 만화를 그리는 등 소설에는 자주, 어떤 식으로는 이야기를 ‘짓는’ 인물이 있다. 김 작가는 “등단 전에도 늘 창작자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있었다”고 했다. “저들은 어떤 이유로,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쓸까. 내 소설은 내 고민을 크게 벗어나기 힘들고, 결국 비슷한 직업을 찾아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독자는 민음사 유튜브 채널에서 활약하는 명랑한 김화진 편집자가 더 익숙하겠으나, 그는 사실 내향형이라고 했다. 소설 그 자체가 너무 좋기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즐겁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특별한 취미도 없다. 궁금한 마음이 생기면 그저 생각하고, 좇아가고, 의심하고, 글로 풀어낸다. 아, 정정하겠다. 그렇다면, 취미는 소설 쓰기다. “소설 쓰고, 그걸 만드는 사람이 있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게 감사해요. 소설이 소설이라서 좋다는 말밖에는요.”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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