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영웅’ 전병우 “내 인생 최고의 날”

김원익 2022. 11. 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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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 히어로즈의 영웅은 ‘씬 스틸러’ 전병우(30)였다. 전병우는 9회 대타 역전 투런포와 연장 10회 결승 적시타를 연거푸 때려내며 76.3%의 우승 확률을 키움에 안겼다.

전병우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 9회부터 대타로 나와 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 팀의 7-6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팀의 7점 가운데 9회 이후 나온 3점을 모두 책임진 극적인 명장면의 명품 조연이기도 했다.

KS 1차전 9회 역전 투런포와 연장 10회 결승 적시타를 때린 전병우는 자신 인생 최고의 날이 지금 이 순간이라고 전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실제로 경기 내용 자체가 드라마였다. 엎치락 뒤치락했던 경기 8회 말 키움은 오태곤에게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허용, 4-5로 경기 리드를 내줬다. 승부가 SSG쪽으로 기우는 듯 했던 상황. 9회 1사 주자 2루에서 김휘집 대신 대타로 나선 전병우가 노경은의 137km 슬라이더 초구를 그대로 홈런으로 연결해 승부를 역전시켰다. 스코어 6-5.

전병우의 극적인 대타 홈런은 박찬(삼성), 정현발(삼성), 장채근(해태), 최익성(한화), 안재만(SK), 정경배(SK), 김대익(삼성), 박헌도(넥센), 나지완(KIA)의 뒤를 잇는 KS 통산 10번째 대타 홈런이기도 했다.

전병우는 노경은의 슬라이더(컷패스트볼)을 노려 극적인 KS 통산 10호 대타 홈런을 쏘아올렸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이 아니었다. 이번 PS에서 무실점을 비롯해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던 키움 마무리 투수 김재웅이 9회 말 SSG의 대타 김강민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대타 홈런을 SSG가 똑같은 방법으로 되갚은 상황.

그러나 키움에는 해결사 전병우가 있었다. 10회 초 푸이그의 안타와 이지영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가 거짓말처럼 다시 전병우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전병우는 이번엔 모리만도의 체인지업을 잡아 당겨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렸다.

김재웅이 10회말 SSG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경기는 그대로 키움의 승리로 끝났다. 당연히 KS 1차전 데일리 MVP는 전병우의 몫이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전병우는 “초구를 친다기보다는 높은 쪽을 생각하면서 들어갔다”면서 “투심패스트볼이면 중심에 맞지 않았을 것 같은데 컷패스트볼(분류는 슬라이더)여서 중심에 맞았던 것 같다”며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이런 전병우의 대타 활약은 처음이 아니다. 전병우는 지난 kt 위즈 준PO 5차전서도 0-1로 끌려가던 2회 2사 3루 상황 상대 에이스 웨스 벤자민에게 동점 3루타를 때려 팀 승리와 PO 진출을 견인한 바 있다.

전병우는 대타로 벤치에서 준비하는 시간이 힘들지 않다며 팀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그러나 대타로 타석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을까. 전병우는 “시즌 중에도 게속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면서 “‘타격감’은 생각하지 않고 경기를 나가면 어떻게 할지를 벤치에서 계속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에도 전병우는 극적인 결승타를 기록한 사례가 많다. 이런 클러치 활약에 대해 전병우는 “우리 팀 선수들이 앞에서 잘 만들어줘서 그런 상황이 내게 많이 나왔던 것 같다”면서 “동료들이 앞에서 잘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거듭 손사래를 쳤다.

9회 대타 투런포만 해도 극적인데, 연장 10회 결승타까지 기록하며 영웅이 됐다. 마지막 타석을 앞두고 또 한 번의 기회를 기다리진 않았을까.

전병우는 “그런 생각보다는 대타로 나왔을 때 ‘오늘 운을 다 썼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들어갔던 것 같다”고 웃어보이며 모리만도를 상대로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데 (앞선 타석에서) 직구 계열을 쳤기 때문에 ‘변화구 승부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타석에 섰다”며 결승타의 노림수를 전했다.

연장 9회 초 전병우의 KS 통산 10호 대타 홈런에 이어 9회 말 김강민의 KS 통산 11호 대타 홈런이 연거푸 나왔다. 전병우는 “(김강민의 홈런을 보며) 야구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점수를 낸 이후엔 ‘제발 수비 때 잘 막고 경기가 끝났으면’하는 마음밖에 없었다”며 경기 후반 상황들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털어놨다.

KS 1차전 전병우가 9회 초 역전 투런포를 때린 이후 김재웅이 동점 솔로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전병우가 끝내 연장 10회 초 다시 결승타로 리드를 가져왔고, 이를 김재웅이 잘 지켜내면서 키움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 기분은 여전히 얼떨떨했다. 전병우는 “실감은 안 나고 기가 다 빠지는 느낌”이라며 웃어보인 이후 “승리 기념구는 그냥 (김)재웅이 줬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내 전병우는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인 것 같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마지막 바람은 키움의 KS 정상 정복이다. 원하는 피날레를 묻자 전병우는 “계속 좋은 성적이 났으면 좋겠다. 팀이 쉽게 지지 않고,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끈끈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이후 “나는 선발로 나가든, 뒤에 나가든 내 할 일을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밝혔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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