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집권 기록 가진 ‘우파 올드보이’…초강경 노선으로 우파 결집 성공한 네타냐후
1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 재집권이 유력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73)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1996년 만 46세의 최연소 총리, 이스라엘 건국 이후 자국에서 출생한 첫 총리였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3년의 첫 번째 임기, 2009년 3월31일 재집권 이후 12년 2개월(과도정부 총리 재직기간 포함) 등 총재임 기간 15년 2개월로 최장기 집권 총리 기록도 보유했다.
1949년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네타냐후 전 총리는 사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했다. 1967년 귀국해 최정예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다. 군 복무 중에는 텔아비브 피랍 여객기 구출 작전에 참여했다가 다치기도 했다.
그는 1976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된 프랑스 여객기 구출 작전에서 특수부대의 지휘관이던 친형 요나탄이 사망한 뒤 테러리즘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대위로 전역한 이후 MIT에서 건축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1982년 정계에 입문해 1988년에 크네세트(의회) 의원이 됐다.
2003년 아리엘 샤론 총리의 연립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지만, 2년 후 샤론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강행하자 장관직을 던졌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주도해온 리쿠드당은 2005년 11월 샤론 총리의 탈당 사태로 이듬해 총선에서 12석을 얻는 데 그쳤다. 2009년 총선에서도 당시 집권당인 카디마당에 1석 차로 패했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 지지로 꾸준히 집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13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3선, 2015년 4선에 성공했다.
다만 네타냐후 전 총리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은 우파 내 분열을 초래했고 2019년 이후 5차례나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지난해 그는 권좌에서 끌어내렸던 ‘반네타냐후 블록’에는 극우 성향의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우파정당 뉴 호프의 기드온 사르 대표 등 과거 그의 우호 세력들이 참여했다.
유대 민족주의와 우파 정당들을 권력 기반으로 삼았던 네타냐후 전 총리는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란 등에 대한 초강경 노선으로 우파의 결집을 유도해왔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 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이 약진하면서 네타냐후가 구성할 차기 연립정부의 대팔레스타인·대이란 강경 노선은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총선 직전 독실한 시오니즘을 이끄는 극우 성향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를 치안담당 장관에 임명해 종교 간 갈등의 진앙지인 동예루살렘의 성전산을 지키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치안담당 장관은 경찰조직을 관할한다. 또 네타냐후는 현 정부에서 주도한 레바논과의 해상 경계 획정도 무효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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