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C, 이태원 현장 목격담 "경찰들 자정 넘어 걸어와…상황 인식 못한 듯"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가수 김C가 이태원 압사 사고 당일 현장에서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1일 방송된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훅인터뷰' 코너에서는 이태원 인근에서 오랫동안 거주했고 압사 사고 당일 현장에 있었던 김C와의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다.

먼저 "괜찮냐"라는 DJ주진우의 질문에 김C는 "솔직히 괜찮을 수 없다. 바로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것 때문에 무기력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김C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날 새벽 2시부터 일정이 있어서, 당연히 그 (사람이 많을 걸)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통편 말고 그냥 도보로 장비를 들고 집에서 한 30분 걸려서, 해밀턴호텔 사고 현장이 왼쪽 골목인데 저는 오른쪽 골목 옆 건물에서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11시 반쯤 도착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벌써 그 때 제가 집에서 걸어 올라갈 때부터 제 옆으로 소방차하고 앰뷸런스들이 많이 지나갔다. 그래서 이렇게 큰 행사를 하니까 그 안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않나. 저는 그거로만 생각하면서 걸어갔는데 앞에 이태원 왕복 사차선 도로에 벌써 굉장히 많은 소방차들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뭔가 가벼운 게 아닌가 보다' 했는데 그때가 11시 40분이었다"라고 기억했다.

또 "저는 2시까지는 대기를 해야 됐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얘기 들었는데 '사고가 났고 사망사고가 나온 것 같다'라고 해서 그 건물에 옥상이 있어서 그 옥상으로 올라가서 봤더니 해밀턴호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담요로 덮어놓은 시신이 길 위에 펼쳐져 있는 걸 봤다"라고 전했다.

주진우는 "도로는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었나? 경찰들은 뭘 하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C는 "경찰이 제복을 입고 있으면 형광색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나. 그런데 경찰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제가 봤을 때는 정말 몇 분 안 계셨던 것 같고 대부분 응급요원, 소방관들이었지 경찰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저도 '왜 경찰이 없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C는 당시 현장이 통제가 안 되고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C는 경찰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밑에 상황도 보고 다시 (옥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봤을 때, 제 기억으로 밤 12시가 넘었을 때인데 한 20명 되시는 경찰들이 녹사평 방면에서 해밀턴호텔 길 건너편 쪽으로 두 줄로 쭉 걸어오더라, 그 분들 복장이 형광색이니까 한 무리가 쭉 오는 게 제 눈에 보였다. 그래서 '이제 오나 보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줄로 맞춰서 걸어오는 걸 보면서 '여기 상황을 지금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만약 이런 상황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받았으면 아마 감정이입이 됐다면 누구라도 다 아마 뛰어서 올 건데. 그냥 두 줄을 맞춰서 걸어 오길래 이 상황을 지금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 전달이 똑바로 됐을까, 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김C는 이번 이태원에 몰린 핼러윈 인파가 다른 때 보다 더 몰린 거 같지는 않았다며, 그럼에도 이런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통제'의 유무를 언급했다.

김C는 "2016년인지 2017년인지 좀 정확하지는 않은데 그때는 인도에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며 "통제가 있고 막 이러니까 '재미가 없다'는 얘기를 했지만, 그러니까 '아무도 안 다쳤지'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것 자체를 저는 못 봤다. 그런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든지 교통 통제가 일어났다든지 이런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핼러윈 2주 전 이태원 문화축제 당시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는데, 교통 통제가 이뤄져 사람들이 통행하기 편했고 아무런 사건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