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주민' 김C "시신 길 위에 펼쳐져 있는데…경찰, 걸어서 출동" 충격 목격담 [MD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가수 김C가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목격한 현장 상황에 대해 전했다.
1일 오후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훅 인터뷰' 코너에선 김C와 전화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김C는 이태원 인근에서 10년 넘도록 오랫동안 거주, 10월 29일 사고 당일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김C는 "괜찮으시냐"라고 걱정하는 DJ 주진우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데 솔직히 괜찮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바로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것 때문에 좀 되게 무기력한 상태이다"라고 침통해했다.
그는 "저도 그날 새벽 2시부터 일정이 있어서 당연히 그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사고 현장이 호텔 왼쪽 골목인데 저는 오른쪽 골목 옆 건물에서 일정이 있었다. 교통편 말고 그냥 도보로 장비를 들고 집에서부터 한 30분 걸려서 거기에 11시 반쯤 도착해 있었다. 평상시 걸어갈 때는 장비를 가져가기 때문에 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당연히 사람이 많을 걸 예상해서 걸어갔더니 한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이태원소방서 사거리부터는 거의 사람들이 움직임이 없어서 거기를 통과하는 데 꽤 오래 걸렸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집에서 걸어 올라갈 때부터 제 옆으로 소방차, 앰뷸런스들이 많이 지나갔다. 그때는 이렇게 큰 행사를 하니까 그 안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는 걸로만 생각하면서 걸어갔다. 그런데 이태원 왕복 사차선 도로에 굉장히 많은 소방차들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뭔가 가벼운 게 아닌가 보다 싶었다. 그때가 밤 11시 40분이었고, 저는 새벽 2시까지는 대기를 해야 됐다. 사람들한테 얘기를 들었는데 사고가 났고 사망사고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 건물에 옥상이 있어서 그 옥상으로 올라가서 봤더니 호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을 봤고 그 옆에는 담요로 덮어놓은 시신이 길 위에 이렇게 펼쳐져 있는 걸 봤다"라고 전했다.
"첫 사망신고, 압사사고 신고가 밤 10시 15분이었으니까 11시 40분, 50분쯤 그 광경을 목격한 거면 도로는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었냐? 경찰들은 뭘 하고 있었냐?"라는 질문에 김C는 "저도 이태원에서 종종 음악을 틀기 때문에 이태원 상황을 그래도 좀 아는 편인데, 경찰분들이 제복을 입으시면 형광색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나. 그런데 경찰분들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제 눈에는"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봤을 때는 (경찰이) 정말 몇 분 안 계셨던 것 같고 대부분 응급요원들 그리고 소방관분들 이분들이었다. 경찰분들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래서 저도 '왜 경찰이 없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어 "옥상에서 보고 있을 때 제일 이상하다고 느꼈던 건 경찰분들이 거의 안 보인 것과, 12시가 넘었을 때 20명 되시는 경찰분들께서 호텔 건너편 쪽으로 두 줄로 쭉 걸어오시는 장면이었다. 이제 오나 보다 했는데, 두 줄로 맞춰서 걸어오더라. 그걸 보면서 여기 상황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확하게 전달받았으면 감정이입이 됐다면 누구라도 다 아마 뛰어서 왔을 거다. 전달이 과연 똑바로 된 걸까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김C는 "도로도 통제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녹사평 쪽을 막고 들어온 차들은 한쪽 차선을 빼서 유턴을 시키고 빼고 해야지 정리가 될 텐데, 지리를 잘 아니까 저 나름 옥상에서 혼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것 자체가 거의 안 되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김C는 "해마다 핼러윈 파티를 보셨을 텐데 코로나19 이전하고 어떻게 달랐던 거냐"라는 물음에 "이태원은 사람이 항상 많았다. 그쪽으로 사람이 워낙 많이 몰리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핼러윈보다 더 몰렸다 이런 기분은 아니었다. 다들 그렇게 붐비는 거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 정도는 평상시 같았다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평상시와 다름없는 이태원이었지만 대형사고로 번진 바. 이에 대해 김C는 "2016년, 2017년인지는 정확하지 않은데 그때는 인도에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그때 친구들이 통제가 있고 하니 좀 재미없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제가 '그러니까 아무도 안 다쳤지'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폴리스라인 자체를 저는 못 봤다. 그런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든지 교통 통제가 일어났다든지 이런 걸. 이번 핼러윈 2주 전 열렸던 이태원 문화축제 때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곳들이 교통 통제가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통행하기도 편안했고 그때는 아무런 사건사고도 듣지 못했다. 이런 게 좀 달랐던 거 같다"라고 짚었다.
김C는 "거리문화축제, 지구촌축제 때가 확실히 더 사람들이 많이 몰렸었다. 일요일이기도 하고 낮부터 밤까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니까 뭔가가 사전에 준비된 것이 있기 때문에 항상 사고가 없었던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라고 하는 것은 뭔가 준비해야 될 것들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일어났다고 생각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도 우리 문화는 아니다. 우리 거화 시켜서 어떤 세대는 즐기고 어떤 세대는 안 즐기고 외면하지 않나. 이전까지는 아무 이야기도 없다가 이런 사고가 나니까 '이태원 왜 갔어?' '외국 명절에 왜 너희들이 즐기냐'라는 얘기를 하는 건 그거야말로 정말 무책임한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C는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이런 상황은 어떻게 보냐"라는 질문에 "얼마 전 역사학자 전우영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애도하고 물어보는 건 함께해야 한다고. 지금 애도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사고 원인을 물어봐야 되는 것도 당연한 몫이라고 생각된다. 왜 그랬는지. 왜. 그렇지 않고서 애도만 있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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