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이틀 침묵 깨고 '새 정부로의 이행' 승인…승복은 안해

이서영 기자 2022. 11. 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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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지는 않았지만, 새 정부로의 이행은 승인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분 남짓한 연설을 통해 새 정부로 이행을 승인했는데, 이때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

결선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9.1%, 룰라 당선인은 50.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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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남짓 연설에서 자신에 투표해준 브라질 국민에 감사 인사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도로 점거하고 '불복 시위' 이어가고 있어
룰라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맞서 수성을 노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2022. 10. 24.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지는 않았지만, 새 정부로의 이행은 승인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분 남짓한 연설을 통해 새 정부로 이행을 승인했는데, 이때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선 자신을 믿고 투표해준 5800만 브라질 인구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자신의 지지자들이 세운 도로 봉쇄가 선거가 이뤄진 과정에 대한 분노와 불의를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인 시위는 언제나 환영”이라며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화국의 대통령이자 시민으로서 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그의 비서실장인 시루 노게이라에게 연단을 넘겼는데,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새 정부로의 전환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룰라 당선인의 노동자당은 그의 부통령 당선인인 제랄도 알크민이 인수인계 절차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룰라 당선인은 오는 1월1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31일 (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팔호카의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대선 결과 불복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로써 선거 결과 발표 이틀째까지도 승복 연설에 나서지 않아, 그가 롤모델로 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대선 불복 소송까지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일단락 됐다.

그럼에도 국론 분열은 계속되고 있다. 연방 고속도로 경찰(PRF)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에 의해 최소 23개 주에서 250개 이상의 도로 봉쇄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임을 밝힌 안토니엘 알메이다(45)는 “우리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얻은 것을 잃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불복시위가 확산하는 것은 대선이 극심한 좌우 분열 속에 치러져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인 68만8000명을 내며 지지율이 급감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룰라 당선인이 쉬이 이길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달 4일 1차 투표 결과 룰라 당선인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결선 투표까지 진행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숨은 지지자인 ‘샤이 보우소나루’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선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9.1%, 룰라 당선인은 50.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득표율 차이는 1.8%포인트로,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작았다. 빈곤층, 여성, 흑인, 가톨릭 신자는 룰라를 지지했고, 부자, 남성,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는 보우소나루를 선택했다. 양 진영 간 이념 대결이 극심했다는 뜻이다.

31일 (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팔호카의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대선 결과 불복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때문에 룰라 당선인은 국민 분열을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또 지지율 83%로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친 경이로운 전적에 비교해 이번 선거에서는 50%라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지지 기반으로 시작하게 됐다.

2018년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2020년 대법원에서 실형 선고 무효 판결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의혹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빈민촌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금속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산업재해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은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좋은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도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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