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가 삼성생명에 준 선물 ‘강유림·스미스·이해란’,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민준구 2022. 11. 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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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하나원큐가 용인 삼성생명에 준 선물은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지난 10월 31일 부천 홈 개막전을 치른 하나원큐는 삼성생명에 69-85로 대패했다. 패배라는 단어가 그리 어색하지 않은 하나원큐이지만 단순 패배보다 더 큰 아픔은 바로 강유림, 키아나 스미스, 이해란의 활약이었다.

먼저 강유림은 33분 41초 동안 26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득점이었으며 또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삼성생명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끈 3인방은 강유림(좌)과 스미스, 이해란(우)이다. 이 세 선수는 모두 하나원큐가 삼성생명에 준 선물이다. 사진=WKBL 제공

전체 1순위 신인으로서 데뷔 경기를 치른 스미스는 33분 22초 동안 21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데뷔 신인 개막 경기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가 됐다.

이해란은 31분 25초 동안 11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배혜윤과 함께 골밑을 지켰지만 가드보다 빨랐고 센터보다 높았다. 활동량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사실 강유림과 스미스, 이해란은 하나원큐가 삼성생명에 준 선물과도 같다. 단 한 번의 트레이드가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삼성생명은 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우승 이후 리빌딩 같은 리툴링을 선언했다.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도왔던 플레이오프 MVP 김한별과도 이별했다. 대신 확실한 대체 카드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 BNK, 하나원큐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김한별을 내주는 대신 ‘신인왕’ 강유림을 얻었다.

단순히 강유림만 얻은 트레이드가 아니다. 삼성생명은 이 과정에서 BNK가 가지고 있었던 2021-22 신입선수 선발회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고 본래 가지고 있었던 1라운드 지명권을 하나원큐의 것과 바꿨다. 이로써 전체 1순위로 이해란을 지명할 수 있는 100% 확률을 챙긴 것이다.

이미 강유림, 그리고 이해란을 얻게 된 삼성생명은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스미스까지 팀 전력에 포함하고 싶어 했다. 다만 이미 WNBA 지명이 유력한 스미스였고 WKBL에 온다고 하더라도 선발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100% 확신, 설득력이 없다면 이 사실을 수면 위로 올리기 힘들었다. 한 농구 관계자는 “스미스는 삼성생명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없었다면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때 하나원큐와 한 번 더 승부를 봤다. 2022-23 신입선수 선발회 1라운드 지명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다. 결국 2021-22시즌 5위로 마감한 삼성생명은 하나원큐마저 6위로 떨어지자 전체 1순위 지명 100% 확률을 얻게 됐다. 이렇게 스미스를 전체 1순위로 지명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 프런트는 미국에 있었던 스미스를 얻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리고 그 성과를 10월 31일에 확인했다. 사진=WKBL 제공

하나원큐는 이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니 당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스미스는 삼성생명과 몇몇 관계자들만 알고 있었던 선수였다. 당시 언론을 통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수면 아래에서 벌어진 이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삼성생명 프런트의 악마(?) 같은 트레이드 협상 실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론 좋은 선수들을 얻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삼성생명은 강유림을 정성껏 키웠다. 한때 강유림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우려한 임근배 감독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내고 있다”며 극찬했다.

이해란이나 스미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해란은 신인 시절 잘 달리기만 하던 선수가 이제는 잘 달리면서 농구도 잘하는 선수가 됐다. 이미 김한별과 오랜 시간 함께한 삼성생명이기에 스미스의 한국 적응도 문제가 없었다. 모두 삼성생명이기에 빠른 시간 안에 지금의 단계까지 올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나원큐는 지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얻었던 구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부상이 있었고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지난 여름 FA를 통해 인천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무려 3명의 미래 자원을 삼성생명에 내주고도 단 1%의 수확도 없었던 셈이다.

이제 시즌 첫 경기를 치른 하나원큐이지만 지난 삼성생명전에서의 무기력한 대패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파란 유니폼이 아닌 자신들의 초록 유니폼을 입었어야 할 선수들이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여러모로 많은 감정이 교차할 단 1경기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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