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우파 블록 승리 유력…네타냐후 재집권 가능

박효재 기자 2022. 11. 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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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대표(오른쪽)가 이스라엘 총선일인 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한 투표소에서 부인 사라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총선에서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블록의 승리가 확실시 됐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총선이 열린 2일(현지시간) 선거관리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개표율 85% 현재 네타냐후 전 총리의 우파 블록 후보들이 65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추세가 굳어질 경우 우파 블록은 전체 120석 가운데 과반을 확보하면서 네타냐후 전 총리의 총리직 복귀가 현실화된다. 구체적으로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는 31석, 극우 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은 14석,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는 12석,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8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주도하는 반네타냐후 연정 참여 정당들은 기존에 확보했던 의석보다 쪼그라들 전망이다. 하레츠는 라피르 총리가 개표가 진행되면서 직원들에게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것이다.

투표 종료 직후 현지 방송사들이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우파 블록이 과반인 61~62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3월 총선 당시 6석을 얻는 데 그쳤던 독실한 시오니즘은 이번 총선에서 두 배 이상 많은 의석을 확보해 원내 제3당이자 우파 블록 내 제2당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반 네타냐후 연정에 참여 정당들의 예상 의석수는 54~55석에 그쳤다.

우파 블록 승리가 확정되면 네타냐후 전 총리는 지난해 6월 실각한 지 1년 6개월 만에 다시 집권하게 된다. 이 경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총리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31일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5년 넘게 집권한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더 늘리게 된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날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출구조사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거국적 우파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전 총리의 우파 블록이 과반을 얼마나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턱걸이 과반에 그친다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독실한 시오니즘 등 극우 정당 연합의 지분이 커질수록 차기 정부의 대팔레스타인·대아랍 정책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이 더 강경해질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무함마드 쉬타예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종교적 극단주의 우파 정당이 득세한 것은 이스라엘에서 확산하는 극단주의, 인종주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극심한 정치 분열 속에 3년 반 만에 총선이 5번이나 치러졌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도 못했다. 2020년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와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지만,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갈등하다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 전 총리 진영의 우파 연정 구성 실패 후 아랍계 정당까지 규합한 ‘무지개 연정’이 출범했다. 그러나 일부 우파 의원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연정은 1년 만에 무너졌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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