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탈 LG', 비밀리에 준비했지만 단 한 번도 보여주지도 못했던 작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28년 만의 우승이라는 부품 꿈을 안고 시작한 LG 트윈스의 가을야구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LG 류지현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현재 모든 비난의 화살은 류지현 감독에게 향하고 있다.
사실 LG는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며 비장의 패턴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한 점을 뽑아야 하는 승부처에서 타석의 타자가 좌타자인지 우타자인지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는 패턴 플레이였다. 다소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센스 넘치는 작전이었다.
현역 시절 꾀돌이로 불렸던 류지현 감독은 패턴 플레이 훈련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선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혹 배트를 들고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1점을 짜내는 상황을 염두에 둔 약속된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반복했다. 기습 번트 혹은 위장 번트도 같이 사용하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제대로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탈락했다. LG는 1점을 짜내야 하는 디테일한 야구가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실책으로 자멸했다. 거기다 투수 교체 타이밍의 아쉬움도 컸다.
올 시즌 LG의 전력은 리그 최강이라 평가받으며 우승 적기라 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88승 4무 52패)에 밀려 2게임 차이로 2위를 했지만, 정규리그서 87승을 따내며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 성적에서 우세했던 팀을 상대로 업셋을 허용하는 수모를 겪으며 LG의 가을 흑역사는 추가됐다.
한편 LG는 2년 계약이 종료된 류지현 감독의 거취 문제와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사령탑 문제는 윗선에서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FA 대상자는 유강남, 채은성, 임찬규, 서건창, 김진성 등이 있다.
아직 가을야구 광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어느 팀보다 바쁜 오프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다.
[비장의 카드를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탈락한 LG.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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