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英 총리 "러의 핵공격 대비한 온갖 옵션 있다"

김태훈 2022. 11. 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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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해 언급하며 "그런 경우에 대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P3에 온갖 옵션이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온갖 옵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존슨은 구체적 설명을 삼갔으나 과거 "러시아·중국이 놀랄 신형 핵무기가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리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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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뉴스와 퇴임 후 첫 인터뷰 가져
"푸틴 핵무기 쓰면 모종의 대응 불가피"
트럼프 언급한 '신형 핵무기' 지칭했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해 언급하며 “그런 경우에 대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P3에 온갖 옵션이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P3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서방측 3대 상임이사국이자 핵보유국인 미국·영국·프랑스를 뜻한다.

‘온갖 옵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존슨은 구체적 설명을 삼갔으나 과거 “러시아·중국이 놀랄 신형 핵무기가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리며 주목된다.

2019년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 AFP뉴스1
존슨은 1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대담에서 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지난 9월 총리직 퇴임 후 그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언과 관련해 ‘푸틴이 전술핵무기를 쓸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존슨은 “그렇게 한다면 미친 짓”이라며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핵무기를 사용하면 러시아는 바로 문명국 클럽에서 배제됨은 물론 최악의 경제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를 소극적으로 지지하는 중국 또한 태도를 바꿔 러시아에 등을 돌릴 것이며 러시아 국민들 역시 정부를 규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존슨은 “그럼에도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서방도) 모종의 대응을 해야 한다”며 “나토와 P3에 이미 온갖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응징할 더 강력한 핵무기가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최근 재조명되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트럼프는 현직 시절인 2019년 1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와의 인터뷰 도중 “이 나라(미국)의 누구도 가져본 적 없는 무기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해 신형 핵무기 보유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우리는 푸틴이나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듬해인 2020년 1월 우드워드와 전화 통화를 할 때 트럼프는 “내게는 그토록 강력한 무기가 있다”며 “그것들은 너무 강력해서 당신이 믿지 않을 정도”라고 말해 신형 핵무기의 존재를 거듭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퇴임 직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는 모습. SNS 캡처
트럼프의 이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가운데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나 중국이 어떤 도발을 하든 미국은 이미 다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의 이 ‘신형 핵무기’에 관해 영국도 정보를 공유받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나토와 P3에 이미 온갖 옵션이 있다”는 존슨의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한편 존슨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올해 2월 러시아 침공 이전의 영토를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강탈한 크름(크림)반도는 일단 반환 대상에 넣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존슨은 또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를 향해 “인내심을 갖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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