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서 남친 잃은 美 여성 “그의 생일날 작별인사 해야하다니…”
미국인 여성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연락이 두절됐던 남자친구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첫 핼러윈을 축하하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들의 사망 소식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희생자 중 최소 26명은 외국인이었다”며 “한국의 집단적 트라우마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WP는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 연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인 여성 가브리엘라 파레스는 이번 참사로 한국인 남자친구 A씨를 잃었다. A씨는 참사 당일이었던 지난달 29일 자신의 2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 그는 9시쯤 파레스에게 문자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미국에서 틱톡을 통해 이태원 상황을 살피던 파레스는 남자친구가 걱정이 돼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 파레스는 이태원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 A씨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던 가족들은 전화를 받은 뒤 A씨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병원 곳곳을 찾아다녔다.
지구 반대편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파레스는 A씨가 숨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파레스는 즉시 한국행을 결정했다.
파레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의 생일날 내 평생의 사랑에게 작별인사를 고해야 한다”며 “인생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적었다.
파레스는 WP와 문자 인터뷰에서 “A씨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고, 그는 영원히 가장 특별한 사람일 것”이라며 “그는 항상 친구, 가족, 반려견을 위해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생이나 다음 생에서도, 나에게 있어 그는 언제나 내 인생의 사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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