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에게 고개를 끄덕입니다[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K딸들 마음 속으로 ‘훅’ 급발진.
전형적인 모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을 넘어도 세게 넘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래서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엄마에게 “너만 왜 유난이야?”라는 말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K딸들이라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될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감독 김세인)가 마음 속으로 ‘훅’ 급발진해 들어온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마땅히 받아야 할 마음을 원하고 기대했던 딸 ‘이정’(임지호)과 엄마 ‘수경’(양말복)이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서로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다. ‘여자’로서 존중받고 싶은 엄마 ‘수경’과 존중받지 못해도 ‘엄마’라서 참고 살았던 ‘이정’이 대립하며 틀어지는 관계의 변화들을 아주 디테일한 시선으로 촘촘하게 엮어낸다.
소재부터 흥미롭다. 엄마가 딸을 위해 희생하는 전형적인 모성애 대신, 딸에게 감정쓰레기를 쏟아붓는 엄마와 망가져버린 딸 사이의 애증을 깊숙하게 파고든다. 파고드는 방법도 아주 패기가 넘친다. ‘이정’에게 “죽여버려”라는 말을 달고 사는 ‘수경’이 실제 ‘이정’을 차로 치게 되면서 ‘이정’이 각성한다는 이야기 구조가 그럴 듯하게 펼쳐진다. 재혼을 위해 필사적으로 연애하는 ‘수경’, 사회화가 되지 못한 ‘이정’의 방황 등이 어딘가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필연적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더 ‘살아있는 이야기’ 같다.
메가폰이 만들어낸 감정의 파고도 훌륭하다. 김세인 감독의 필름을 따라가다보면, 모녀 사이 “사과해”란 말이 얼마나 처절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가끔은 내 이야기 같다는 이들도 생길 수 있다.
‘수경’으로 분한 양말복의 연기는 몸에 착 붙어있다. ‘수경’ 그 자체로 존재한다. 초반 천연덕스럽고 뻔뻔한 행동에 혀를 내두르게 하지만, 결국엔 ‘수경’ 마음 깊숙한 곳의 허무와 아픔을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한다. 캐릭터의 힘과 배우의 실력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 어떤 결과물로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이정’ 역의 임지호도 밀리지 않는다. 표현해내기 어려울 법한 감정선이었음에도 과하지 않게 그려낸다.
다만, 후반부 속도감은 조금 아쉽다. 두 인물의 감정이 터지고 난 후에도 필름이 느리게 돌아가 조금은 지지부진한 인상을 준다. 오는 10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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