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태궁' 작가 "완결 약속 지키려 직장인서 전업작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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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웹툰 업계에선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 용과 신이 벌이는 내기, 무속신앙과 불교적 색채 등을 버무린 동양 판타지가 유독 주목받고 있다.
이런 소재에 10년 전부터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여 지극히 한국적인 사랑 이야기로 만든 작품이 바로 '신의 태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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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어머니도 어머니가 있을까' 생각서 착안했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웹툰 업계에선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 용과 신이 벌이는 내기, 무속신앙과 불교적 색채 등을 버무린 동양 판타지가 유독 주목받고 있다.
이런 소재에 10년 전부터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여 지극히 한국적인 사랑 이야기로 만든 작품이 바로 '신의 태궁'이다.
'신의 태궁'을 그린 해소금 작가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일 때 들은 무속 관련 교양강의에서 이야기의 단초를 떠올렸다"며 "'왜 신은 사람을 이롭게 하러 내려온다면서 사람을 저렇게 괴롭게 만들까?', '신을 받는 사람은 애초에 정해져 있나?'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궁금증을 추가로 떠올리며 이야기에 살을 붙였고, '태궁'이라는 설정도 창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작품 제목이자 핵심 소재인 태궁은 모든 '신의 아이'(무당)를 낳고 기른 어머니를 부르는 이름이다.
순식간에 자라나는 신의 아이를 쉼 없이 기르고 자신의 영혼구슬을 깨어가며 아이가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무속계 관습에 따르면 강신무의 경우 자신에게 내림굿을 해준 사람을 신어머니라고 부른다"며 "이 부분에서 '어머니들의 어머니가 있다면?' 하는 생각이 떠올라 작품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중 태궁(수영)을 사랑한 도깨비(정인)는 태궁이 다시 인간으로 윤회할 수 있도록 인간세계에 내려가 무당들로부터 신의 꽃을 뺏는다.
이 과정에서 인간신의 욕심, 무당이 겪는 고통 등이 조명된다.
그는 "신을 모시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무당이 되고, 그런데도 신이 사라지면 절망하는 모습 등은 실제로 작품을 준비하면서 조사한 자료에서 많이 등장한 내용"이라며 "무속인 생애사 책을 읽다 보면 무속인 역시 사람이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신 또한 참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수영과 정인의 전생, 현생, 후생을 모두 보여주며 윤회를 거듭하며 맞닿게 되는 두 사람을 그렸다.
작가는 "정인이는 아마 영영 도깨비로 남게 될 것"이라면서도 "수영의 죽음이 잠시의 비극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다음 생으로 이어질 것을 알기 때문에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의 태궁'은 혜성처럼 등장한 작품은 아니다. 대중에 첫선을 보였을 때부터 지금의 자리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2012년 아마추어 플랫폼인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처음 공개됐지만, 수년간 연재가 중단됐다가 2020년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서 정식 연재됐다.
그리고 올해 만화계의 권위 있는 상인 '2022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작가는 "처음 '신의 태궁'을 연재하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스스로 만화가로서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을 때"라며 "직장에 다녔으나 마음속에 항상 만화를 그려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반드시 돌아와 완결을 내겠다고 했던 독자들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 회사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웹툰을 준비했다"며 "독자들이 다시 만화를 그리기로 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을 두고는 "만화계에서 역사가 오래되고 의미가 깊은 상인만큼 수상하게 돼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은 카카오웹툰에서 볼 수 있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하는 '오늘의 우리만화' 시상식은 3일 대전에서 열린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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