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통역 안 들리는 책임은?"…'부적절 농담' 논란|오늘 아침&
이번 참사에 대해 해외 언론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기자들을 직접 만나 설명하는 자리도 있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오늘(2일) 아침& 이도성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참사가 왜 일어난 거냐, 누구 책임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는데 한 총리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농담으로 논란을 키웠다고요?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차원에서 직접 외신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마이크와 동시통역에 문제가 생기면서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건넨 말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어제) : {한국 정부의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시는지 질문했습니다.} 이렇게 (통역이) 잘 안 들리는 것의 책임져야 할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사석이 아닌 참사의 심각성과 정부 대응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온 농담입니다.
한 총리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했다는 걸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대규모 인파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전에 참사를 막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어제) : 현지에 그런 치안을 담당하는 인력을 많이 투입을 만약 했더라도, 그런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또 브리핑에서 이번 참사를 두고 영어로 Incident, '사고'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는데요.
한 외신 기자는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면서 Disaster, '재난'이라는 표현으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한 총리 역시 "정부에 무한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인력을 더 투입했어도 참사를 막을 수 없었다. 주최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였다.' 이런 표현을 썼네요?
[기자]
'주최가 없다, 그래서 안전 관리 매뉴얼이 없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어제도 한덕수 총리는 자발적인 행사였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주최자가 좀 더 분명하면 그러한 문제들이 좀 더 체계적 효과적으로 이끌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재난안전법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과 각종 사고 예방에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습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경찰이 국민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위험에 대해 예방 조치를 취하도록 정해놨는데요.
주최자가 없는 행사는 오히려 책임을 나눌 대상도 없어 국가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배상 문제가 법원으로 향한다면 유족과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논란에 중심에 서 있습니다. 무분별한 신상공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자신이 현장 목격자라고 밝힌 사람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을 지목하면서, 일행과 함께 "밀어, 밀어"라고 외친 이후 참사가 벌어졌다고 썼습니다.
이 글이 점점 퍼지면서 당사자를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는데요.
문제는 엉뚱한 사람들이 지목됐다는 겁니다.
한 남성의 이름과 전화번호, 사진 등이 무차별적으로 퍼졌습니다.
별다른 근거는 없었습니다.
[A씨/'이태원 토끼 머리띠' 의혹 당사자 : 저는 가지도 않았어요. 이거 허위신고한 사람 좀 처벌받게 할 수 없어요?]
얼굴이 찍힌 사진이 돌면서 가해자로 몰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 이태원을 벗어난 교통카드 내역을 공개하고 직접 경찰도 찾아 누명을 벗으려 노력했습니다.
[B씨/'이태원 토끼 머리띠' 의혹 당사자 : 사람들 그냥 마녀사냥 하는 게… 잠깐이었지만 연예인들이 왜 자살하는지]
'토끼 머리띠 남성' 목격 글을 올린 당사자는 취재진에 "그 분 때문에 사고가 난 거라고 단정 짓기엔 너무 많은 사람이 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런 의혹을 모두 포함해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온라인에 신상을 퍼뜨리거나 악의적 비방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것 역시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피해자 아닌 사망자로 표현하라" 지침 내린 정부
- "당시 압박 심했다" 다리 전체 피멍 든 이태원 생존자 사진 올려
- 8살 아들 남기고 세상 떠난 엄마…"왜 나갔나" 악성 댓글
- "압사당하게 생겼다" 긴박했던 신고에…119 "설명 정확히"
- "한 명 더" 난간서 손 내밀고…목쉬도록 "이동하세요"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