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갔다 연락 끊긴 남친, 끝내 숨져…美여성 "작별하러 한국행"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추모를 하며 흐느끼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24번째 생일파티를 하러 이태원을 방문했던 한국인 남성이 끝내 숨진 가운데 그의 미국인 여자친구가 한국으로 향했다.

3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인 가브리엘라 파레스는 남자친구 최보성씨(24)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최씨는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가장 친한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 그런데 당일 오후 9시쯤 최씨는 파레스씨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이후 돌연 연락이 끊겼다.

최씨는 당시 군중들에게 밀리면서 친구들과 떨어지게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자친구 파레스는 이태원의 상황을 틱톡 라이브스트림으로 보고 있었다. 걱정됐던 파레스는 최씨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그는 답장하지 않았다.

이에 파레스는 이태원에서 40분 거리에 사는 최씨 누나에게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파레스는 "최씨 가족은 당시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들은 '이태원 압사 참사' 소식을 듣고, 서울에 있는 모든 병원을 돌아다니며 최 씨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최씨가 이날 입었던 초록색 외투, 청바지, 흰색 셔츠와 소지하고 있었던 휴대전화를 한 행인이 바닥에서 찾아 최씨의 친구에게 건네줬다고 한다.

결국 파레스는 남자친구가 숨졌다는 최악의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파레스씨는 "내 인생 최고의 사랑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러 한국에 간다. 인생은 정말 불공평하다"며 "이번 생도, 다음 생에도 그가 언제나 내 인생 최고의 사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숨진 최보성씨(24)가 여자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사진/사진=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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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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