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미식 한국인 입맛과 찰떡 궁합...타파스가 삼합?

2022. 11. 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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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문화유산-미식-스마트 여행③
타파스: 얹어먹다 보통명사..선택의 미학
마늘·고추·올리브·단짠 매콤 어디든 투하
쏘시지 초리소, 순대 모르시자 데 아로스
레보엘또 우에보: 새우-버섯-계란 부침개
자국음식 초강세, 다국적 정크푸크 줄퇴장
스페인 등 이베리아 반도가 낳은 유명 스포츠스타, 테니스의 나달, 축구의 호날두, 농구의 파우가솔, 세계적 가수 훌리오이글레시아스의 아들 엔리케가 공동 투자한 타텔 레스토랑에선 늘 하몬 절단 장면을 시연한다. 절단 기술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순대 모르시자 데아로스
유럽 최고로 평가받는 친촌의 육쪽마늘, 팔쪽마늘. 지방 소도시로는 이례적으로 주말 투우경기를 하는 민속촌 같은 도시 친촌에서는 스페인 최대급 마늘축제도 연다.

[헤럴드경제, 마드리드=함영훈 기자] 스페인 있는 이베리아반도는 서쪽 땅끝이고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중동’(서부)으로 분류되는 북아프리카와 인접해 있다.

역사적으로는, 한때 유럽 전체를 호령하는 대국이기도 했고, 지구끝 까지 가보려는 모험심 많은 이민족(훈, 몽골, 무어 등)들이 뿌리를 내리기도 했던, 인류 문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로마문명, 동·서 유럽 문화, 중동, 북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지중해 문화는 물론이고 동아시아의 족적도 발견된다. 한편으론 아메리카를 지배하면서, 스페인의 ‘문명 백화점’ 다운 면모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래서 스페인은 생활문화는 물론 음식문화까지 지구촌의 다양한 지역 특성을 모두 품고 있다. 또한 지중해, 대서양, 산맥, 평원 등 파란만장한 지리적 조건 속에 수많은 식재료가 계절마다 다양하게 출하되는 점도 스페인의 음식문화가 발달한 이유이다.

친촌 농산물,시골공예품 판매점 주인 마르펠러(66)는 직접 농사도 짓는다. 한국 것과 닮은 표주박 씨앗 바가지를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좋은 것은 모두 수도에 모이듯, 마드리드 자치구는 미식 백화점 같은 도시이다. 전통 요리, 세계적 요리, 실험 요리, 퓨전 요리, 고급 요리, 미쉐린 등 모든 유형의 미식 문화가 있다. 마늘과 올리브, 스페인식 단짠 소스는 거의 모든 요리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스페인 음식은 대체로 프랑스-이탈리아 만큼 짜지는 않다. 고추가루도 많이 쓰는 스페인 음식의 매콤한 맛은 다른 유럽국보다 강하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스페인 갈 때, 고추장-컵라면 가져가는 것은 불필요한 짐이 될 뿐이다.

대표적인 ‘타파스(tapas)’는 ‘얹어 먹다’는 뜻의 보통명사인데 마치 특정 음식을 가르키는 고유명사 처럼 쓰인다. 우리말로 정확히 표현한다면 ‘삼합’(三合) 같은 것이다. 식당마다. 지역마다, 빵위에 얹고, 빵밑에 까는 것이 다 다르며, 심지어 사람마다 개성있게 다채로운 스페인의 음식의 일부를 차곡차곡 쌓아 ‘타파스하기’에 도전한다.

타파스는 100집 100색, 1000인 1000색, 3합 해먹기이다. 다만 셰프의 능력은 어떤 조합을 취사선택하느냐이다.

어떤 옵션으로 타파스를 만들고, 어떤 소스와 방법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식당마다 맛이 다르다. 마드리드 자치구에서 알칼라 데 에나레스와 친촌이 타파스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도심 마요르광장의 테라스에 다양한 식당들이 늘 타파스를 준비해두고 있다. 주말마다 다양한 미식 실험의 결과물인 타파스 경연도 자주 열린다. 해물 혹은 육해공 볶음밥 파에야는 한국인들이 워낙 좋아해서 마드리드 자치구 여러 곳에서 판다.

3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마드리드 시내 포사다 델라비야 레스토랑은 스페인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매우 잘 맞는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파스 아루가다스(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물에 삶은 감자)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모호(mojo)라는 소스를 뿌려 먹거나 올리브유에 버무려 먹기도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구의 대표적인 소스 원재료는 고추, 강황 등이다.

이곳엔 오징어 튀김인 깔라마리 프리또, 순대 요리인 모르시자 데 아로스, 큰 쏘시지 초리소와 작은 쏘시지 치스토라, 새우-버섯-아스파라거스-계란 버무림 부침개인 레보엘또 우에보, 해물볶음밥 파에야, 두부처럼 우유를 응고시킨 뒤 튀긴 레체프리따, 올리브유로 양파를 튀긴 세보자 브리또 등을 내어온다. 메뉴판에는 감자 오믈릿 또르띠야 데 파타타, 스페인식 피자 코카 등도 있다.

마드리드 자치구에는 미쉐린의 별을 받은 식당들, 100년이 넘는 식당들, 가스트로 펍 등이 전통을 지키면서도 일신 우일신 음식 연구개발로 글로벌 손님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혁신을 도모한다. 이런 미식 연구개발은 다양한 음식경연대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욱 발전한다.

굵은 콩(아마스) 놓은 파에야

스페인 등 이베리아 반도가 낳은 유명 스포츠스타, 테니스의 나달, 축구의 호날두, 농구의 파우가솔, 세계적 가수 훌리오이글레시아스의 아들 엔리케가 공동 투자한 ‘타텔’에서는 미식과 함께 공연도 펼친다. 스페인의 전통 숙성 육고기인 하몬자르기 시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송로버섯 두루치기 또르띠야 트러플, 명태찜구이 메를루사 아사도 등 대부분의 음식이 아시아인 입맛에도 내 집 음식인 양 딱 맞다. 분위기를 돋우기 위하 마드리드시에서 널리 알려진 가수가 한 곡조 뽑기도 한다.

에스코리알 라 헤레리아(La Herrería) 골프클럽 레스토랑에선 숙성 육고기 4종세트, ▷로모, ▷살치촌, ▷초리소, ▷하몬을 밑반찬으로 제공해 눈길을 끈다.

유명한 맛집이 아니라도, 박물관의 정원에서 간식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거리의 테라스에 앉아 다양한 타파스를 맛보고, 일이 끝난 뒤 혹은 해질녘 옥상에서 칵테일을 음미하는 것도 스페인 식음문화의 서정을 짙게한다.

마드리드에는 음식문화 성공에 기여한 다양한 토산품들이 있다. 마드리드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에 등록된 주점들, 캄포 레알의 올리브, 친촌의 아니스, 과다라마 고원 보호구역에서 키운 건강 소고기 , 아란후에스의 딸기와 아스파라거스, 비 야코네호스의 멜론, 비야 델 프라도의 야채, 시에라 고원의 꿀, 시에라 노르테의 콩, 양 치즈 등이 지구촌 모두가 좋아하는 마드리드 음식을 빛내고 있다.

하몬

마드리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요리로는 국자로 세 번 떠 서 그릇에 담는 꼬씨도 마드릴레뇨이다. 도시 내 어떤 전통 레스토랑에서든 맛볼 수 있다. 수프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을 약속하는 꼬씨도 루트라는 음식 거리도 생겼다.

모든 음식을 사고 맛볼 수 있는 맛집의 신전으로 변한 전통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마요르 광장 옆에 있는 산 미겔 시장, 츄에카 지역의 산 안톤 시장과 산 이델폰소 시장, 몽클 로아 시장, 라바피에스의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산 페르난도 시장등이 대표적이다.

마요르광장 옆 산 미겔 먹자 시장. 거의 서서먹기 반, 앉아먹기 반이다.

서울로 치면 ‘강남 스타일’인 살라망카 지역에서는 라파스시장과 플라테아 마드리드라는 식문화 센터가 있다.

마드리드 자치구를 포함한 스페인 대부분의 지역에서 버거킹과 맥도날드를 제외하곤 글로벌 정크푸드 체인점 다 망했다. 그 이유는 스페인 각 자치정부가 로컬 식재료의 건강성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스페인 고유의 식재료를 사용하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몇몇 패스트푸드점은 스페인 식재료에다 스페인 입맛에 철저히 현지화했기 때문에 생존했다고 한다.

친촌 봄본 커피

친촌의 봄본 커피는 반드시 맛보아야 할 마드리드 자치구 특별 기호음료이다. 밑에 연유 깔고 위에 커피를 조심스럽게 부어 흑백의 조화가 멋지다. 커피를 마시던 중 조금씩 조금씩 연유가 섞이며 감질맛을 낸다.

우리 비슷한 표주박이 있는 친촌에선 6쪽마을, 8쪽마을이 생산되는데 스페인 전역에서 유럽 최고품질로 칭찬이 자자하다.

전통잡화 민속상품 및 농산물 가게를 하는 마르펠러(66)은 아버지 그레고리오로부터 농사를 배웠고, 6살때부터 마늘꼬기 도왔는데, 친촌마늘의 품질에 대해 엄지척하면서 자부심을 표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송이

스페인은 마늘과 함께 송이버섯 품질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들도 우리 처럼 송이버섯 채취에 어느정도 제한을 둔다.

남동쪽 소도시 콜메나르 데 오레하에선 ‘빠따따 출라’라는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또 마을에서 100년이 넘는 와인 판매점을 구경할 수 있다. 친촌까지 자전거로 오가며 시골과 포도 밭 풍경을 보는 여행자도 있다.

스페인 포도밭

산 마르틴 데 발데이글레시아는 마드리드 서쪽 고원에 위치한 진정 한 친환경적 허파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와인은 레드 와인을 만드는 가르나챠 포도와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알비뇨 레알 포도의 높은 질 덕분에 마드리드 데노미나시온 데 라 오리헨 안에서 고유 명칭을 가지고 있다. 모든 와인 여행 애호가들은 최고의 전 시관인 코라세라 성에서 풍경과 문화 유산을 둘러보며 즐길 수 있다.

중세 골목 정취가 남아있는 마드리드시 서쪽 나발카르네로(Navalcarnero)도 와인 생산지의 중심이다. 과다라마 강과 알베르체 강이 만나는 곳에 있다. 나발카르네라는 이름으로 와인 박물관, 재즈 페스티벌, 와인시음투어까지 한다. 이 지역의 요리인 오야 델 세가도르에 이 와인을 곁들이면 더 완벽해진다.

▶스페인 마드리드 문화유산 미식 스마트 여행, 현장 탐방기 싣는 순서 = ▷11월2일 ①아란후에스 짙은 선율 타고 스페인 세계유산 속으로 ②스페인 미식 한국인 입맛과 찰떡 궁합...타파스가 삼합? ③옛성·수도원서 하룻밤, 스페인관광청 파라도르 적극 붐업 ▷11월8일 ④마드리드 도심 여행, 그란비아 가도, 시벨레스 광장 ⑤스페인 왕궁 무려 2800칸, 선물 받은 이집트신전 눈길 ▷11월11일 ⑥마드리드 맨날 장날? 시끌벅적 서서먹는 시장 음식 발달 ⑦마드리드 소피아 ‘게르니카’ 뭉클, 고고학博 한국 닮은꼴도 ⑧“미술혁명 인상주의, 마드리드에선 17세기부터 했다” ▷11월13일 ⑨스페인 한류 열풍, K팝-車-스마트 정책..전방위 확장 ▷11월15일 ⑩어리고 귀여운 아내 위한 ‘빛의 풍경’ 마드리드를 비추다 ⑪마드리드 하면 축구지..레알, AT, 바르사의 전쟁 ▷11월23일 ⑫플라멩코는 블루스를 낳고..유라시아 민중예술의 총아 ⑬친근한 촌마을 ‘친촌’과 예술 깃든 스페인 소도시들 ▷11월25일 ⑭친환경·스마트·영 마드리드..어학·마이스·나이트 생태계 ⑮스페인 전국 가볼만한 곳, 마드리드로 상경한 맛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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