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가고 2차전지 떴다' 명단 바뀌는 시총상위주
상위권 올라온 2차전지…코스닥에서도 대접
코로나19 이후 몸값을 높였던 빅테크 성장주들이 연일 추락하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경기침체와 리오프닝 여파로 성장주 프리미엄은 축소된 반면, 2차전지 업종은 더욱 굳건해진 모습이다. 코스닥의 경우 '단골' 상위권이던 게임주들이 대거 빠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뜬 빅테크…고금리·경기침체 직격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총 시총은 848조6521억원으로 작년 말(959조8147억원) 대비 12%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이들은 모두 코스피 소속 종목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21.57%)보다는 조정폭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순위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네이버와 카카오의 쇠퇴다. 지난해 시총 3위를 꿰차며 시장을 놀라게 했던 네이버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날에는 9위에 오르면서 가까스로 순위권을 수성했다. 네이버 시총은 작년 말(62조925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1년도 안돼 34조1222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카카오는 시총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네이버와 시총 3위 자리를 다투던 게 불과 1년여 전인 것을 고려하면 충격이 더 크다. 이날 카카오 시총은 22조5778억원으로 11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50조1507억원)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 됐다.
이들 빅테크 성장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비대면이 대세가 되면서 일상의 디지털 전환 바람을 타고 성장 가도를 달린 바 있다. 당시 양사의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를 보였고, 주가 역시 두배 이상씩 뛰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리오프닝을 위시한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 증가로 실적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특히 임원진의 주식 먹튀 논란 등 도덕적 해이와 계열사 쪼개기, 최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업 신뢰 자체에도 생채기가 난 상태다.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광고와 콘텐츠 중심의 성장을 보여온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의 기업가치와 멀티플(배수)이 하락하며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급성장한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률이 리오프닝 여파로 낮아지면서 단기간에 멀티플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총 2위 부상 LG엔솔 '굳건'…코스닥선 게임주 저무네
2차전지주는 이들의 빈자리를 금세 꿰찼다. 2차전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증시 입성과 동시에 시총 2위에 등극해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SDI는 시총이 작년 말 45조407억원에서 이날 49조616억원까지 확대돼 7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자동차·화학·정유 등 이른바 '차화정'의 '차화'도 여전한 강세다. 현대차와 기아가 시총 10위권을 꾸준히 수성 중인 가운데 LG화학이 올 들어서만 시총을 5조6400억원 이상 불려 순위 또한 9위에서 6위로 뛰었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시총 '톱3'를 지키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2차전지주는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이날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톱5' 가운데 3개 종목(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에코프로)이 2차전지 업체여서다.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 역시 국내 1위 2차전지 양극재 생산기업이다.
게임주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닥 시총 상위 '톱5'에서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지난해 상승장을 주도한 성장주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의 하나였던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 '톱5'를 수성했던 카카오게임즈는 올 들어 시총이 반토막 나 3조2567억원까지 축소됐다. 코스닥 시총 순위는 6위다. 또다른 게임주인 위메이드의 경우 지난해 말 시총이 6조원에 육박하며 10위권에 들었지만, 최근에는 1조5496억원으로 급감해 코스닥 순위도 19위로 내려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역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연초 높아진 인건비 부담에 게임 섹터 전반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신작의 성과가 실적 추정에 선반영된 기업들이 많고, 출시 일정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기업 선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