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수형 양변기 설치 의무법‘ 처리한 국회…10년 넘게 변기물 ‘펑펑’

게티이미지뱅크

민주 이정문 “국회 내 건물 전수조사해 절수 설비 설치해야”

국회가 지난 2012년 1회 물 사용량이 6리터(ℓ) 이하인 절수형 양변기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수도법을 개정해 놓고도 현재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물순환협회와 함께 국회 내 건물에 설치된 양변기의 물 사용량을 측정한 결과를 2일 공개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 내 본청과 의정관·박물관·도서관·어린이집·소통관 등의 건물에는 막대기 같은 손잡이를 내리고 있으면 계속해서 물이 나오는 ‘후레쉬 밸브용 변기’를 쓰고 있었다. 사실상 무제한으로 물이 나오는 만큼 제대로 된 1회 물 사용량조차 측정할 수 없었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의원회관 내 이 의원의 사무실에 있는 변기의 경우 절수형 양변기를 설치하기는 했지만, 1회 물 사용량이 9.53ℓ로 수도법이 규정한 범위를 초과했다. 의원회관 2층 로비 화장실의 변기는 1회 물 사용량이 4ℓ 이하인 1등급이라고 표시돼 있었으나 실제 측정한 결과 4.83ℓ로 절수등급을 허위로 표시해 놓고 있었다.

지난 2012년 국회를 통과한 수도법에 따르면 같은 해 7월부터 건축되는 모든 건축물과 시설은 1회 물 사용량이 6ℓ 이하인 절수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건축주에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 의원은 “해당 법률을 만든 국회부터 법을 위반하는 마당에 산업계와 국민에게 국회가 물 절약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라며 “국회 내 건물의 양변기를 전수조사해 수도법에서 정하는 절수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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