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 안심전환대출…주택·소득기준 확대로 수요 살아날까
기사내용 요약
7일부터 2차 접수 개시…주택가격 6억·소득기준 1억으로 확대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갈아탈 수 있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규모가 전체 한도의 16%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는 7일부터 주택 가격과 소득 기준 등 신청대상을 확대해 2차 접수에 나설 예정이어, 앞으로 신청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9월15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접수한 결과 신청금액은 3조9000억원, 신청건수는 3만8000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2000건 안팎이 접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까지 약 4조원 정도 신청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공급한도인 25조원의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를 최저 연 3.7% 금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원리금이 동일하다는 점 등에서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입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가입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 20조원으로 설정된 한도가 출시 나흘만에 모두 소진됐고, 2019년 2차 당시 2주간의 신청기간 동안 공급한도(20조원)의 3.5배에 달하는 총 73조9253억원(63만4875건)이 몰려 '대란'이 일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공급한도가 20조원이 넘게 남자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기간을 10월 말까지로 2주 연장한데 이어, 오는 7일부턴 2차 접수에 나서기로 했다. 주금공은 앞서 지난달 9월15~30일 주택가격 3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 6~17일까지 주택가격 4억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받고 접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금융당국은 더 많은 이들에게 신청 기회를 주기 위해 7일부턴 주택가격 요건을 시세 4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또 부부합산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대출한도 역시 최대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존대출 범위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일괄 적용한다.
기존에 신청 못한 4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도 신청 가능하며, 1단계 신청자도 확대된 대출한도 적용을 위해 재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2단계 접수 상세 일시·방법, 내년 정책모기지 개편안은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확대 조치는 그간 신청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안심대출의 신청 자격은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였다. 이는 안심대출 당시 소득과 보유 주택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2015년과 '부부 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하(신혼부부와 2자녀 이상은 합산소득 1억원)이면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로 신청요건을 뒀던 2019년 보다 한층 까다로워진 것이다.
더욱이 2015·2019년에 비해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이러한 가입 요건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안심전환대출의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안심전환대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2019년, 2015년 당시엔 이용자들에 맞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만큼, 단순히 신청기간을 연장하기 보다는 신청요건 등 제도 자체를 다시 한 번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3년간 주택매매가격이 평균이 39% 상승했고, 올해 8월 말 평균 매매가가 4억2418만원이 올랐는데 여기서부터 안심전환대출 설계가 잘못됐단 것이 명확하다"며 "수요자 입장에서 설계를 했어야 하며, 이대로는 신청기간을 한 달 연장해도 신청률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이번에 주택가격 기준과 소득 요건 높여 재신청에 나서는 만큼, 수요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주택가격, 소득 요건이 완화됐고 변동금리대출 이용자 중 금리조정주기가 도래한 고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급격하게 오르고 있고 현재 기준 변동금리 최하단과 비교해서도 안심전환대출 금리 수준이 낮다"며 "기존 대출자들에게 안심전환대출 금리 매력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전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처음 안심전환대출이 나왔을 때보다 금리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며 "안심전환대출 적용 금리가 그대로긴 하지만, 다른 대출금리가 대폭 오른 상황에서 신청 대상과 대출한도까지 확대해 이전보다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공급계획에 미달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사업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금융위는 기존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가 금리인상을 체감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향후 주택가격 상한을 현 4억원에서 5억원, 6억원으로 점차 높여 신청을 받을 예정이므로 대출수요가 제고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올해 제2회 추경예산(1090억원)과 한국은행 출자금(1200억원)은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25조원 공급을 전제로 편성된 점, 주택가격 요건을 변경해 재접수를 진행할 예정으로 연말 기준으로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공급계획에 미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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