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풍'에 흔들리는 강원, 이영표 재계약도 무산[SS이슈]

정다워 2022. 11.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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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 취임 후, 강원FC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는 이영표 대표이사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강원도가 이 대표이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강원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강원도가 편성하는 축구단 예산 규모가 최용수 감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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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도지사 취임 후, 강원FC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는 이영표 대표이사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대표이사는 2년간의 임기를 마감하고 팀을 떠나게 된다.

이 대표이사는 재임 기간 동안 나름의 성과를 냈다. 올해 K리그1 6위에 자리하며 구단 역대 최고성적과 타이를 이뤘고, 적극적인 지역 밀착 활동, 스폰서 유치 등을 이끌며 행정 능력에 대해 호평받았다. 지난해에는 팀이 강등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한 최용수 감독을 영입해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첫 시즌 강등에 근접했고,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나온 볼보이 논란 발언, 과도한 방송 출연 등으로 인해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시행착오 끝에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는 모습이었다.

강원도가 이 대표이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이 대표이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전 도지사가 영입한 인물이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K리그 시도민구단 대표이사가 바뀌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 대표이사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그럼에도 정치적 이유로 교체될 수 있다는 예상이 축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주를 이뤘다.

강원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강원은 이 대표이사의 지휘 아래 여러 사업을 추진해왔다. 유소년, 풀뿌리 교육을 비롯해 지역 밀착 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구축했는데 대표이사가 바뀌면 여러 사업도 백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어떤 대표이사가 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강원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강원도가 편성하는 축구단 예산 규모가 최용수 감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의 재계약 불발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강원은 이미 축구전용구장 건립이 무산돼 상처를 받은 바 있다. 전임 도지사 시절 적극적으로 진행됐던 전용구장 건립 계획은 김진태 도지사 취임 후 취소됐다. 강릉과 원주, 춘천 등 도내 여러 도시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으나 도지사의 결정에 의해 없던 일이 됐다. 부채와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는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축구단과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아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최근 몇 달간 강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축구계에서는 결국 또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K리그가 희생됐다는 한탄을 한다. 한 시도민구단의 관계자는 “다 예정된 수순 아니겠나. 지자체장의 당적이 바뀌면 K리그 팀들은 일단 마음을 비운다. 관성적으로 전임 지자체장의 색깔을 지우려고 한다. 결국 선거가 끝날 때마다 K리그 시도민구단은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원 서포터 나르샤는 강원도의 결정에 항의하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 또한 재계약을 다시 고려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라며 “부디 민심을 역행하는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는 수장이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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