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족' 김슬기 "기다렸던 엄마 역, 좋은 시기에 잘 만나" [N인터뷰]①

2일 개봉

김슬기/눈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김슬기가 데뷔 이후 가장 과묵했던 캐릭터 지숙이 실은 실제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김슬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감독 이상문) 관련 뉴스1과 인터뷰에서 "기다려왔던 역할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제게 들어온 게 맞는지 이렇게 좋은 대본이 제게 들어온 게 맞는지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다른 선배님들처럼 '내가 이 안에서 존재하는 사람이고 싶다'하는 이런 마음이 가장 컸어요. 뭔가 표현해야겠다는 것보다 역할로서 살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죠."

김슬기/ 눈컴퍼니 제공

2일 개봉하는 '고속도로 가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를 집, 밤하늘의 달을 조명 삼아 살고 있는 기우(정일우 분)와 가족들이 이미 한 번 마주친 적 있었던 영선(라미란 분)을 다른 휴게소에서 다시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김슬기는 극중 기우의 임신한 아내이자 고속도로 가족의 정신적 지주인 지숙을 연기했다.

김슬기는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지숙의 캐릭터가 지금까지 해 온 역할들 중 가장 과묵하며,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얘기한 바 있다.

"일단 노메이크업에 꾸미지 않는 부분, 편안하게 옷을 입는 부분, 말이 없는 거나 그런 게 일상의 저와 가장 많이 닮아있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이 작품을 볼 때 놀라지 않았대요.(웃음) 평소 그대로이지 않았나, 하거든요. 평소에 지저분하게 (혹은) 내추럴하게 다녀요. 제 사촌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제 스타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언니는 스타일 없잖아'라고. 언니 스타일 추리닝 아니야? 하더라고요.(웃음) 그런 부분들이 저랑 잘 어울렸고 편했어요."

2010년대 초중반 'SNL 코리아'의 크루로 인기를 끌게 된 김슬기는 코믹하면서도 수다스러운 이미지로 오래 사랑받았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번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지숙은 무척 조용한 캐릭터다. 성격이 비슷하다고 해도 남편, 아이들과 함께 노숙을 하며 사는, 무기력하고 지쳐있는 임신부를 표현하는 것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엄마 역할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나도 지숙이처럼 살 수 있을까?' 생각할 때 남편을 사랑하고 환경이 이렇게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면 나도 그럴 수 있겠다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영선(라미란 분)을 만나고 새로운 관점과 시각이 열리면서 지숙이의 어떤 생각의 방향성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어요. 생명은 늘었고 처음엔 사랑하는 남편이 1순위였다면 이후엔 우선순위가 점점 아이들로 변하지 않았나 생각했죠."

김슬기/ 눈컴퍼니 제공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엄마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태어난 조카의 영향이 컸다. 김슬기는 조카 덕분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고 말했다.

"조카가 태어나고 나서 이 작품을 만난 게 행운이에요. 엄마 역할은 이 작품이 처음이에요. 제가 기다렸던 엄마 역할을 할 수 있는 딱 좋은 작품이었어요. 좋은 시기에 잘 만났죠. 제가 (자녀 역인)이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 편하고 조금 더 나를 엄마처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거였고, 그런 관점에서 아이들과 더 많이 놀아주고 친해지려고 노력했죠."

김슬기가 선보인 엄마 역할은 호평을 받았다. 아직 미혼임에도 엄마 역할을 잘 해냈다는 칭찬을 들었다.

"엄마로 보였다고 하시니 뿌듯했어요. 스스로는 늘 아쉬운 것 밖에 안 보이는데, 엄마가 아닌데 엄마 역할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는 칭찬 들을 때 뿌듯했죠. (극중 딸인)은이 역을 맡은 친구(아역 배우 박다온)도 제게 문득 '진짜 엄마 같아' 하는 얘기를 해줄 때가 있었는데 그게 정말 최고의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이 캐릭터를 맡으면서 가장 잘 한 부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