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족' 김슬기 "정일우와 부부 연기, 더 많이 사랑할 걸" [N인터뷰]②

정유진 기자 2022. 1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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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개봉
김슬기/ 눈컴퍼니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슬기는 영화 '고속도로 가족'에서 정일우, 라미란과 각각 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정일우와는 애틋한 젊은 부부로, 라미란과는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이웃으로 분해 영화의 주제를 표현한다.

김슬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감독 이상문) 관련 뉴스1과 인터뷰에서 "라미란 선배님 덕분에 (작업을 할 때) 편안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의 웃음 담당이셔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감독님도 연기를 기다려주는 감독님이어서 그 배역으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정일우와) 저희는 아무래도 굶주린 역할인데 (라미란) 선배님이 매일 맛있는 걸 많이 사주셔서 배역에 집중하기 어려운 게 큰 고충이었어요.(웃음) 얼굴이 붓고 피부 때깔이 좋아지고 '오늘은 뭘 먹을까' 하면서 출근했으니까요. 엊그제도 선배님이 곱창을 사주시고 '우리 슬기는 곱창 좋아하는구나' 하면서 저를 계속 먹이셨어요."

2일 개봉하는 '고속도로 가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를 집, 밤하늘의 달을 조명 삼아 살고 있는 기우(정일우 분)와 가족들이 이미 한 번 마주친 적 있었던 영선(라미란 분)을 다른 휴게소에서 다시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김슬기는 극중 기우의 임신한 아내이자 고속도로 가족의 정신적 지주인 지숙을 연기했다.

김슬기/ 눈컴퍼니 제공

정일우가 연기한 기우와 부부인 지숙은, 정신적인 질환을 앓는 남편을 따뜻하게 보듬고 이해해주는 캐릭터다. 김슬기는 변화가 많은 캐릭터를 훌륭히 연기해준 상대역 정일우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힘든 부분을 감당해준 게 오빠의 역할이었어요. 고맙고 감사함을 가져요. 처음에 저희가 리딩하고 준비하는 단계에서도 오빠가 감정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역할로서든 밀알이 돼준다고, 그것이 오빠의 역할이라고 얘기해줬었어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맙고 감정 연기를 많이 해야해서 지금은 더 많이 사랑할 걸, 지숙과 기우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던 핵심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서 시작하는 거였는데, 더 많이 사랑할 걸 하는 마음이 들어 아쉽기도 해요. 오빠와 감정 연기를 할 때 서로 존중해주면서 연기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들이 언론배급시사회 등에서 얘기했듯 '고속도로 가족'은 주연 배우들이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 캐스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 역할을 줄곧 맡아온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는 자녀들을 이끌고 노숙을 하는, 다소 무책임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가장을 연기했다. 이어 코미디 연기로 웃음을 줬던 라미란은 자녀를 잃은 상처를 가슴에 품은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김슬기/ 눈컴퍼니 제공

김슬기 역시 '반전 캐스팅'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간 희극 연기로 시작해 유쾌하고 발랄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차분하고 무기력한 인물을 연기했다.

"(감독님에게 왜 이런 반전 캐스팅을 했는지) 저도 여쭤봤어요. 코믹 연기를 하는 사람을 실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의 실제 모습은 화면에서 본 모습과 다른 분위기였다, 그게 인상깊었는데 저를 화면에서 볼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배우가 가진 '달의 뒷면'을 내가 보여주고 싶다,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셨대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한 가지 특정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배우들은 종종 '이미지 변신'의 압박에 시달리고 다른 배역에 대한 갈망을 느끼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미디어에서 요구되는 특정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 사이에서 혼란을 경험하는 고충을 얻기도 한다. 김슬기 역시 그런 경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희극 연기로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면서 연기하는 순간이 아닌 홍보나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그 캐릭터로서 연기를 하기 원하시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 때는 뭔가 저를 잃어버리는 느낌을 받았었죠. 제가 점점 지워지면서 '내가 누구지?' 하는 괴리감이 드는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도 그때는 데뷔 초창기였으니까 어린 나이에 그런 것들이 혼란스러웠단면 지금은 지금의 저로서도 집중하고 이제 제 직업인 배우이자 연예인 김슬기로서도 인정해주면서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느덧 저도 30대가 됐는데 지금은 저를 그렇게 잘 보듬어 가고 있어요."

김슬기는 여전히 자신을 '희극 배우'라고 인식하는 관객들이 많다면서 어느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희극 연기든 정극 연기든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제 목표에요. 그런 얼굴이었으면 좋겠어요. 제 얼굴은 (대중에게)익숙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그런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비워내고 역할로서 채워내는 방향성을 갖고 접근하고 싶어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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