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블] 통신주 배당정책의 변화
통신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분류됩니다. 보통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들 주가가 상승하는데요. 올해는 시장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금리 상승으로 통신주뿐 아니라 대표적인 배당주로 뽑히는 리츠 등 배당주들의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흐름은 종종 있었습니다. 주가는 이론적으로 미래가치를 현가로 할인하는 것이고,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할인율이 상승해 적정 주가가 낮아지니까요. 또한 배당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안해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과 시장금리는 일정 스프레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통신 3사의 5~6%보다 높은 종목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도 저는 통신사들의 배당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배당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면, 지금은 오히려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으니까요.
배당정책의 변화
과거에 통신사들은 배당정책보다는 정액 배당(DPS)이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 분할 전 기준 중간배당(반기 배당) 1000원, 기말 배당 8400원을 10년 이상 지속해왔습니다. 지난해 분할 후 배당정책을 발표하면서 배당을 증가시켰고 올해는 분기 배당을 시행, 분기별로 830원을 배당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배당 성향을 30%에서 40%(별도 재무제표 기준, 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로 상향시켰고 2021년부터 중간배당(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KT도 작년에 배당을 큰 폭으로 증가시켰습니다. (1350원→1910원)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낮아진 이익 변동성
과거 대비 통신사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가장 큰 비용이 마케팅비와 감가상각비인데요. 이 두 가지가 안정화됐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의 안정화는 경쟁 완화를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하루 동안 단말기를 거의 공짜로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했었는데요. 요즘엔 그런 이야기를 듣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정부가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통해 불법 보조금 차별을 없애도록 법을 시행한 영향도 있습니다만, 통신사들의 과열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완화된 영향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통신사를 이동하면 많은 혜택을 주곤 했는데요. 요즘에는 한 통신사를 오래 사용함에 따르는 여러 가지 혜택도 늘어나고 유선과 결합 혜택을 받고 있다 보니 통신사 이동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의 들쑥날쑥하던 마케팅비가 하향 안정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LGU플러스를 예로 들어보면, 마케팅 비용이 서비스매출 대비 24%에서 2021년 22%대로 낮아졌는데요, 이 비용이 과거 25%까지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다른 비용의 증가가 없었다면 영업이익률이 2~3%포인트가 상승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안정적인 현금흐름
또 다른 요인은 capex(capital expenditures, 자본적지출, 투자 비용)의 안정화입니다.
KT의 경우, 2012년 3조7000억원 규모의 capex를 집행했는데요, 다른 통신사도 2012~2014년도에 capex가 정점을 찍었습니다. 당시는 LTE, 즉 4G 서비스를 시작하던 시기여서 통신사들의 속도 경쟁, 전국망 서비스 경쟁이 치열했고 이에 따라 capex가 몇 년간 과도하게 집중돼 진행했습니다. 2019년에도 5G 서비스 시작으로 인해 capex가 증가했지만, 과거 대비 레벨이 낮아졌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년부터 5G 서비스가 도입되었음에도 2012년 수준으로 투자비가 증가하지 않았고 2021년에도 2020년과 비슷한 투자비가 집행되었습니다. 적정한 수준에서 매년 투자비를 나누어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결과로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고 감가상각비도 따라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마케팅과 capex가 안정화되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경쟁이 안정화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에 경쟁이 치열했던 이유는 점유율 격차였습니다. SKT는 2G당시 좋은 통화품질과 ‘011′이라는 프리미엄으로 5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010′ 식별번호로 통일되어 번호이동이 가능해지고, 보이스 중심의 통화품질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또한, 4G부터는 네트워크나 유통 단말기의 차이도 사라졌죠. 이로 인해 점유율 격차를 줄이려는 KT, LG유플러스와 방어를 위한 SKT의 경쟁이 치열했었죠. 그 결과 4G 서비스에서의 빠른 속도전, 단기간 전국망 서비스 구축을 위한 투자 경쟁 뿐 아니라 주파수 경매 경쟁까지 더해져 높은 투자비가 집행되었습니다. 물론 마케팅 경쟁도 점입가경이었죠. 제값 주고 사면 ‘호갱’이라는 말이 나오며 단말기 보조금 차별을 없애기 위해 단통법이 시행되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과 아래 표에서 보시듯이, 점유율 격차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5G에서는 4G에서와 같은 극심한 경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전국망 서비스를 위한 초기 투자 집중현상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통신사들의 이익이 하락세를 멈추고 20년부터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현금흐름에도 변수가 크지 않아 통신사들이 배당금을 상향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SKT와 LGU가 배당을 이익에 연동시켜 향후 이익이 증가하면 배당이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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