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향한 전설, Adios 알버트 푸홀스[슬로우볼]

안형준 2022. 1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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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전설 푸홀스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1월 1일(이하 한국시간) 알버트 푸홀스가 공식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고 전했다. MLB.com에 따르면 푸홀스는 이날 은퇴 서류에 사인했고 22년 빅리그 커리어를 공식적으로 마쳤다.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던 푸홀스는 이제 공식적인 '은퇴 선수'가 됐다.

긴 세월이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1980년생 푸홀스는 10대 때 미국으로 건너왔고 미주리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커뮤니티 컬리지에 진학한 푸홀스는 1999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부터 1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상위 라운더는 아니었지만 푸홀스는 순식간에 마이너리그를 통과했고 빅리그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푸홀스는 2000년 단 1년만에 마이너리그 전 레벨을 통과했고 2001년 4월 3일, 세인트루이스의 시즌 개막전 좌익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에서 팀은 패했지만 푸홀스는 데뷔 3번째 타석만에 첫 안타를 터뜨렸다. 데뷔전 후 2경기를 무안타로 마쳤지만 데뷔 4경기만에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그 경기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전설'의 발걸음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푸홀스는 데뷔 첫 한 달을 .370/.431/.739 8홈런 27타점의 어마어마한 성적과 함께 보냈고 데뷔시즌 161경기에 출전해 .329/.403/.610 37홈런 130타점을 기록했다. 당연히 만장일치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MVP 투표에서도 4위에 올랐다. 실버슬러거 수상, 올스타 선정까지 이뤄낸 푸홀스는 21세 나이에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됐다. 푸홀스는 2002년 MVP 투표 2위에 오르며 2년차 징크스 없이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2003년 MVP 2위, 2004년 MVP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05년 .330/.430/.609 41홈런 117타점의 성적을 쓰며 드디어 MVP를 수상한 푸홀스는 2007년 MVP 투표 9위(2006년 2위)라는 부진한 성적에 머물렀지만 2008-2009년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를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1년까지도 MVP 투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푸홀스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선수였다. 2001-2011년 11시즌 동안 푸홀스는 1,705경기에 출전해 .328/.421/.617 445홈런 1,329타점 84도루를 기록했다. 해당기간 3차례 MVP를 수상했고 신인왕도 차지했으며 9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실버슬러거를 6회, 골드글러브를 2회 수상했고 MVP 투표 'TOP 3'에 포함된 것만 8번이었다. 11년 동안 MVP 투표에서 득표하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9위였던 2007년을 제외하면 항상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2011시즌 종료 후 FA가 된 푸홀스는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푸홀스는 FA 시장에 나오기 전 이미 31세였지만 에인절스는 푸홀스에게 41세 시즌까지 연봉을 보장하는 초대형 장기계약을 안겼다. 푸홀스는 그만한 기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선수였다.

하지만 계약 후 푸홀스는 거짓말처럼 내리막 길에 들어섰다. 계약 첫 해 기록한 .285/.343/.516 30홈런 105타점은 에인절스에서 10년 동안 푸홀스가 기록한 가장 뛰어난 성적이었다. 푸홀스는 계약 첫 해(OPS 0.859) 이후 에인절스를 떠날 때까지 한 번도 시즌 OPS 0.800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FA 시장에 나오기 전 세인트루이스에서 11년 동안 기록한 OPS가 무려 1.037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추락이었다.

에인절스에서 줄곧 부상과 부진에 허덕인 푸홀스는 계약 마지막 시즌이던 2021년 5월 방출돼 에인절스와 10년의 악연을 마무리했다. 에인절스에서 10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1,181경기. 256/.311/.447 222홈런 783타점 31도루. 세인트루이스의 푸홀스와 에인절스의 푸홀스는 전혀 다른 선수였다. 푸홀스는 에인절스를 떠난 뒤 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다저스에서 85경기에 출전하며 조금 반등했지만 여전히 '그저 그런 41세 노장'에 불과했다.

푸홀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친정' 세인트루이스와 단년 계약을 맺었고 은퇴를 예고했다. 야디어 몰리나와 함께 은퇴를 선언한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역할에 그치며 큰 성과 없이 커리어를 마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푸홀스는 109경기에서 .270/.345/.550 24홈런 68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OPS를 기록했다. 은퇴 시즌에 완벽하게 부활한 푸홀스는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화려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푸홀스는 22시즌 통산 3,080경기에 출전했고 .296/.374/.544 703홈런 2,218타점 117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번째로 통산 700홈런 고지를 밟았고 역대 홈런 4위로 커리어를 마쳤다. 2,218타점은 행크 애런(2297RBI)에 이은 역대 2위 기록. 푸홀스는 통산 최다안타 9위(3394), 2루타 5위(686개), 총루타 2위(6211), 고의사구 2위(316)에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를 마쳤다.

올시즌 올스타에 선정되며 통산 11차례 올스타 선정 영광을 안았고 통산 3차례 MVP를 차지했으며 월드시리즈 우승도 두 번 경험했다. 비록 에인절스에서 보낸 10년이 '암흑기'가 됐지만 성적과 명예를 모두 손에 쥐었다. 2028년 명예의 전당 투표 대상자가 되는 푸홀스는 첫 해 쿠퍼스타운 입성이 확실한 선수다.

21세기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선수였던 푸홀스는 20년이 넘는 긴 커리어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한 명이었던 푸홀스는 이제 그라운드를 떠나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자료사진=알버트 푸홀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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