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지분 4.2% 사들인 컴투스…송병준, 이수만 '백기사' 될까

최우영 기자 2022. 1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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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컴투스
게임사 컴투스가 엔터테인먼트기업 에스엠(SM) 주식 99만주 가량을 취득했다. 컴투스는 향후 성장 가치가 높아 투자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에스엠이 이수만 창업자와 행동주의펀드 간 분쟁을 벌이고 있는만큼, 의결권행사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컴투스가 이수만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호적 의결권을 바탕으로 컴투스가 추구하는 종합콘텐츠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에스엠의 IP(지식재산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홍 겪는 에스엠에 필요한 백기사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해 1월 1일 오후 온라인 중계로 진행된 SM타운 라이브 '컬처 휴머니티'Culture Humanity' 콘서트에서 화상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컴투스는 지난 31일 기준 보유한 에스엠의 주식은 99만여주, 약 4.2%라고 1일 밝혔다. 컴투스는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꾸준히 에스엠 지분을 매입해왔다. 매입에 소요된 비용은 67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분매입 목적에 대해 컴투스는 "현재 가치가 저평가돼 있으며 향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컴투스가 에스엠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에스엠에 주주로 참여중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서 에스엠의 수익성이 저해됐다고 비판해왔다. 얼라인은 소액주주들을 동원해 지난 3월 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감사로 선임하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해지하도록 종용해왔고 관철시켰다.

내년에 열릴 주총에서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선임했던 이성수 대표 등 사내이사 3인의 임기 연장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얼라인의 반대를 넘기 위해 이수만 프로듀서의 우군인 '백기사'가 필요한데, 컴투스가 지분 확보를 통해 이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꾸준히 엔터·콘텐츠기업 투자해온 컴투스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 톡&스테이지에서 그룹 오마이걸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컴투스는 에스엠 지분 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특정 방향의 의결권 행사를 목적으로 투자한 게 아니다"며 "의결권 행사 관련,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컴투스가 지분 보유 목적으로 밝힌 또 다른 설명은 '사업적 시너지 창출'이다.

게임사로 출발한 컴투스는 그 간 '종합콘텐츠기업'을 지향점으로 삼아왔다. 이에 게임을 중심으로 드라마, 영화, 웹툰, 공연 등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6월 걸그룹 마마무, 와이걸 소속사인 RBW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엔 영화 '승리호'로 알려진 위지윅스튜디오를 1607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4월에는 미디어콘텐츠기업 미디어캔의 지분 30%를 200억원에 사들이고, 콘텐츠 제작사 '정글 스튜디오'를 만들어 웹툰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컴투스의 미디어·콘텐츠 매출 비중은 9.8%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23.3%까지 늘어났다. 컴투스의 에스엠 지분 인수 역시 협업을 통한 콘텐츠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에스엠 캐스팅 보터 된 컴투스…송병준의 '꽃놀이패'
송병준 컴투스 의장. /사진=컴투스
컴투스가 확보한 에스엠 지분 4.2%는 컴투스의 콘텐츠사업 확장에 있어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백기사 역할을 맡으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에스엠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얼라인 측에서도 컴투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컴투스홀딩스(전 게임빌) 창업자인 송병준 전 대표는 지난 3월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 양사의 이사회 의장으로 올라 전략적 투자와 글로벌 성장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이은 엔터사업 강화와 에스엠 지분인수는 모두 게임산업을 넘어서 종합콘텐츠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송병준 의장의 '큰 그림'에서 나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컴투스가 RBW에 지분투자할 때도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에서 디지털 공연을 개최하기 위한 파트너십 확보가 주된 목적이었다"며 "한국 종합 엔터기업인 에스엠 지분투자 역시 컴투버스, 컴투스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XPLA(엑스플라)를 위한 글로벌 IP 확보를 통한 시너지 창출 기대가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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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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