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희극과 비극'... 2022시즌 깜짝 베스트&워스트[K리그 종료⑤]

김성수 기자 2022. 11. 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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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022 K리그가 10월 29일 승강 플레이오프와 10월 30일 FA컵 결승전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 K리그 대부분의 팀들은 11월 전체 휴식을 취하고 12월초부터 2023시즌을 대비해 소집될 예정이다.

올 시즌 K리그1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반전의 성적을 보여준 팀이 많다. 시즌 전 냉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둔 팀들이 있는 반면, 예상보다 못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긴 팀들도 대거 존재했다.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 ⓒ프로축구연맹

▶우려를 믿음으로 바꾼 포항-인천-강원의 드라마

올 시즌 가장 극적인 순위 상승을 이뤄낸 팀은 K리그 '전통 명가' 중 하나인 포항 스틸러스다. 지난 시즌 9위에서 올해 3위로 뛰어오르며 두 시즌 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복귀를 선언했다. 물론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권완규, 전민광 등 또다시 주축 자원들이 이탈한 점과 K리그2에서 새로 영입한 자원들의 조화 문제로 포항이 높은 순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포항은 김기동 감독의 지휘 아래 MVP급 활약을 펼친 주장 신진호 포함 모든 선수들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고 두드러지는 연승 없이도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그 결과 최종 3위로 다음 시즌 아시아 무대 복귀를 확정 지었다. 올 시즌 K리그1 우승팀이자 '동해안 더비 라이벌' 울산 현대가 유일하게 상대 전적(1승1무2패)에서 밀렸던 팀 역시 포항이었다.

이어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최종 8위로 조기 잔류에 성공하며 항상 강등권에서 막판까지 생존 경쟁을 펼쳤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폭풍 영입과 함께 더 높은 비상을 꿈꿨다. 하지만 이명주, 여름 등 새로 영입한 자원의 적응 여부, 개막 전 코로나19 집단 감염 등의 이유로 파이널A는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서 확인한 인천은 강했다. 초반 10경기에서 단 1패(5승4무)만을 거두며 승점을 적립했고 시즌 내내 상위권 경쟁을 펼쳤다. 물론 시즌 중반에 득점 1위를 달리던 주포 무고사가 빗셀 고베(일본)로 떠나고 경남FC에서 대체 자원으로 영입해 잘해주던 에르난데스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하는 등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팀 단위의 조직적인 축구로 꾸준히 성적을 낸 인천은 2013년 이후 9년 만에 파이널A에 진출한 데 이어 승강제 도입 이후 구단 최고 성적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여기에 리그 2위 전북 현대가 FA컵을 차지하며 인천이 창단 첫 ACL 진출까지 이루게 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인천의 2022시즌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연맹

한편 지난 시즌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로 잔류한 강원 역시 임채민이 빠진 수비 등으로 시즌 전 평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실제로 강원이 17라운드까지 단 3승(6무8패)에 그치며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 축구 특유의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이후 17경기에서 11승 6패로 승점 사냥에 성공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유일하게 득점과 도움 모두 두 자릿수(12골 13도움)를 기록한 김대원, 측면 공격의 신성으로 떠오르며 시즌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한 양현준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그 결과 최종 6위로 세 시즌 만에 파이널A 복귀에 성공했다.

▶단단해 '보이기만' 했던 대구-수원 삼성-김천의 추락

지난 시즌 구단 최고 성적인 3위를 달성하며 세 시즌 연속 파이널A에 이름을 올린 대구FC는 세징야-에드가의 공격 라인, 정태욱-홍정운의 수비 라인이 건재했고 골키퍼에 오승훈, 측면 수비에 홍철 등 보강도 착실히 하며 밝은 전망을 내비쳤다.

대구는 시즌 초반 에드가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긴 했지만 대체 자원인 제카가 제 몫을 해주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이어갔다. 7라운드까지 5승 7무 5패를 거둬 리그 6위에 위치하고 있었고 5월 5일 10라운드 포항전부터 7월 9일 21라운드 울산전까지 약 두 달 동안 12경기를 치르면서 3승 9무를 기록했다. 비록 무승부의 비중이 많긴 했지만 이는 대구 구단 역사상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는 '무승 터널'로 이어지며 대구의 순위를 하락시켰다. 6월 25일 18라운드 전북전부터 9월 3일 29라운드 포항전까지 12경기 연속 무승(6무 6패)을 기록한 대구는 이 과정에서 가마 감독이 사퇴하고 최원권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에 임하게 됐으며 강등권으로 추락해 최근 몇 년간 겪지 못했던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다행히 리그 막판 4연승으로 기적적인 잔류를 이뤄냈으나 꾸준히 호성적을 내오던 대구 입장에서는 잊고 싶을 2022시즌이다.

수원 삼성. ⓒ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대표적인 명문팀 중 하나인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후반기는 부진했지만 팀을 전반기 2위까지 끌어올렸던 구단 레전드 출신 박건하 감독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 정상빈, 김민우의 이탈은 아쉬웠지만 그로닝, 불투이스, 사리치, 정승원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보강하며 재비상을 꿈꿨다.

하지만 기대를 안고 주포로 영입한 그로닝의 득점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부진한 성적과 함께 박 감독과의 동행은 마무리됐다. 이어 또 다른 구단 레전드인 이병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아 10라운드 리그 데뷔전에서 당시 무패를 달리던 선두 울산 현대를 1-0으로 꺾으며 수원의 반등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한 수원은 리그 최종전까지 단 한 번도 라운드 종료 시점에 6위 이상의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결국 최종 순위 10위로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 FC안양과 승강PO를 치르게 됐다. 다행히 2차전 연장 후반 추가시간 막바지에 터진 오현규의 결승골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지만 승부차기까지 갔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다. 감독 교체에도 강등 직전까지 갔던 수원은 다음 시즌에 나아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K리그 유일의 '군팀' 김천 상무는 지난 시즌 조규성, 정승현, 구성윤 등 화려한 선수단 면면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K리그2 우승을 차지했다. 2022시즌 K리그1을 앞두고 권창훈, 이영재 등 수준급 자원들을 추가로 수혈하며 '레알 김천'이라는 별칭과 함께 호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원 변동이 잦은 군팀 특유의 조직력 문제가 역시 대두됐다. 11라운드 제주전부터 19라운드 전북전까지 9경기 연속 무승(4무5패)에 빠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고 지난 시즌 팀을 지탱했던 주축 자원들의 전역, 권창훈 등 활약을 기대했던 이들의 부진 등의 이유로 최종 11위에 위치하게 됐다. 결국 K리그2 2위 대전과의 승강PO에서 1, 2차전 합계 1-6의 처참한 패배를 당하며 단 한 시즌 만에 K리그2로 강등됐다.

김천 상무.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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