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대신 저축성보험?"… 이젠 연 5%까지 뛰었다

전민준 기자 2022. 11. 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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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예금 금리 7% 시대 온다③] 금리 경쟁력 키우는 생명보험사들

[편집자주]한국은행이 이달 사상 첫 6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머지않아 예금금리 7%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5%대에 진입했으며 저축은행에선 6%대 예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던 투자자가 돈을 빼 다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투자자들이 이젠 가장 높은 예금금리를 주는 금융사 찾기에 분주하다.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며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금리가 5%를 넘어서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특판도 아닌데 연 6%" 1억 넣으면 이자 507만6000원
② 사상 첫 코픽스 4% 시대… 연내 주담대·전세대 8% 간다
③ "적금 대신 저축성보험?"… 11년만에 연 5%까지 얹혀준다

#.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9월 말 목돈이 생겨 은행을 방문해 은행 적금과 저축성보험 가입을 고민하다 저축성보험에 들기로 했다. 은행에서 소개한 저축성보험 금리는 연 4%로 연 3%인 은행 적금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가입한지 2주일 후 지인을 통해 연 5%대 저축성보험이 출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그는 "조금만 더 기다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성보험에 가입할 것을 그랬다"고 하소연 했다.

은행 예금금리는 6%대, 적금금리는 10%대까지 나오는 등 고금리 상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도 고객을 잡기 위해 저축성보험(확정금리형) 금리를 속속 높이고 있다. 지난 9월엔 연 4%대 저축성보험이 우후죽순 쏟아진데 이어 지난달에는 5%대 저축성보험도 등장하는 등 시중은행 고객 모시기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1~2%는 옛말… 5% 넘는 상품 줄줄이 나온다



그동안 시중은행 예·적금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졌던 저축성보험이 올 하반기 들어 높은 금리를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생명보험사인 IBK연금보험은 5.3%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한도 5000억원으로 출시했다. 생명보험사가 5%대 저축성보험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11년 8월 이후 11년2개월 만이다.

IBK연금보험이 내놓은 저축성보험은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보다도 높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6%였다.

IBK연금보험의 저축성보험 금리는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무려 0.7%포인트(p) 높다. 생명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금리를 높인 이유는 은행 예금과 적금으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사들의 현금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은행권에서도 5%대 예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금리가 공시된 정기예금(12개월) 상품 40개 중 16개 상품이 4% 이상의 최고금리를 제공한다.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통해 단기간의 수천억원의 보험료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보험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IBK연금보험의 5%대 저축성보험 출시는 다른 보험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IBK생명이 5.3% 저축성보험을 출시한 이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ABL생명은 5% 내외의 저축성보험 출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동양생명(4.5%), 흥국생명(4.2%), 한화생명(4%), 푸본현대생명(4%)이 4%대 저축성보험을 내놨을 때까지만 해도 움직임이 없었던 대형 생명보험사들도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하려는 분위기다.


저축성보험, 소비자들도 혹하는 이유



저축성보험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이를테면 연 4%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한화생명의 '내맘 쏙 저축성보험2209 무배당' 상품은 55세 남성이 총 납입보험료 5000만원(일시납 1000만원 이상)을 납부하고 계약 5년을 유지하면 만기시 5941만1983원을 받는다. 5000만원으로 5년간 940만여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적금과 비슷하지만 사망보장과 같은 보험상품의 특성이 합쳐진 상품이다. 만기 전에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그간 쌓인 적립금에 추가 보상을 얹어서 돌려준다.

저축성보험은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 예적금은 만기 때 얻은 이자에 대해서 이자소득에 대해 15% 세금을 부과한다. 만기가 도래했을 때 이자를 그대로 받는 것이 아닌 15% 세금을 제외하고 받게 된다.

저축성보험은 비과세 혜택이 있어 과세 부분에서도 유리한 것이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자 올해 저축성보험 수요는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말까지 저축성보험 신계약 누적금액은 17조455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신계약 누적금액인 37조8010억원의 46.2%를 기록했다. 지난 9~10월 연 4% 이상의 저축성보험을 대부분 소진한 걸 감안했을 때 올해 신계약 누적금액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들이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금리를 속속 높이는 것은 자산운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올해부터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축소 시행(2013년 2월 15일) 직전에 대거 판매했던 금액무제한 비과세 계약들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해당 만기자금 지급을 위한 자금유동성 확보와 재유치(이탈방지)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의 금리를 높여야 하는 것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성보험 수요를 창출하는 건 금리뿐만 아니라 제도 변화와 판매채널 환경 등 다양하지만 올해 하반기 경우 시중 금리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연 5%대 이상의 저축성보험이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은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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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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