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구슬도 꿰지 못하면 무소용...뒷문 불안 어쩌나

김원익 2022. 11. 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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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의 정규시즌 우승 전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마운드 전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승리란 실을 연결하지 못하면 그저 바닥에 떨어질 뿐이다. KS 서전에서 또 한번 고질적인 약점을 노출한 SSG의 뒷문 불안을 어찌해야 할까.

SSG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6-7로 패했다. 이로써 SSG는 키움에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76.3%(29/38)을 내줬다.

SSG 랜더스가 KS 1차전에서 노경은이 블론세이브를 범한 이후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을 또 노출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쉬운 패배였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단순한 확률상 패배 이상으로 좋지 않았던 건 이날 SSG가 에이스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 첫 번째 쓰린 지점이다. 거기다 먼저 리드를 잡고 동점을 허용한 경기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치열한 승부로 마운드 자원을 소모한 끝에 패했다는 점이 두 번째로 아픈 요소다.

김광현은 5회 1사까지 노히트 2볼넷만 내주고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야수들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최종 5.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이후 SSG는 필승조 문승원-김택형-노경은을 모두 투입했다.

6회 말 다시 4-4로 동점을 만든 이후 8회 말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마침내 5-4로 다시 앞서갈 때 까지만 해도 푹 쉬고 돌아온 SSG 불펜은 시즌 막바지 불안함을 씻어낸 것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8회 2사부터 등판했던 노경은이 9회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한 이후 희생번트에 이은 1사 2루 상황 대타 전병우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5-6, 리드를 허용하면서 또 한 번 악몽이 되살아났다.

정규시즌에도 SSG는 112경기를 치른 8월 25일까지 2위 LG 트윈스와 경기 승차를 9경기까지 벌리며 일찌감치 1위를 확정 짓는듯 했다. 하지만 전반기 종료쯤 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던 SSG 불펜이 8월 26일부터 시즌 종료까지 리그 최하위인 구원 평균자책 6.77로 부진하면서 속절없이 흔들렸다. 이후 SSG불펜은 32경기에서 단 5세이브를 올리는데 그치며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결국 SSG는 시즌 막바지 고정 마무리를 쓸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몰렸다. 1군 필승조 투수들의 집단 부진과 연이은 부상으로 차례로 무너지거나 이탈하는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SSG는 시즌 막바지 LG에게 거센 추격을 허용하며 자칫하면 1위를 내줄 뻔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끝내 저력을 발휘해 1위를 수성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SSG 랜더스 선수단이 9회와 연장 10회 연이어 불펜이 실점한 끝에 당한 패배에 허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하지만 이런 불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었다. 필승조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문승원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들게 했지만 결국 KS 1차전에서 불안감이 커진 모양새다.

KS 1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SSG 감독은 “김택형, 서진용, 문승원, 노경은 등 시즌 중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에 상황에 따라 등판할 예정”이라며 “이게 우리 팀 입장에선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다라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전부터 블론세이브가 나오면서 전체 마운드 운용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9회 노경은이 역전 투런 홈런을 맞은 이후 결국 SSG는 숀 모리만도를 그 다음 구원투수로 올렸다. 5-6으로 1점 차 뒤진 상황에 3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모리만도의 등판은 결국 1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선택이었다.

모리만도가 이후 볼넷과 수비 실책으로 추가 출루와 진루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하지 않고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9회 말 SSG는 김강민의 솔로홈런으로 6-6 동점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그러나 모리만도가 결국 푸이그에게 안타, 이지영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전병우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SSG는 6-7로 다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를 끝내기 위해 모리만도를 밀어붙인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펜에 그 이상으로 믿음이 가는 자원이 없었다는 뜻. 만약 모리만도가 20구 내외에서 실전 불펜 투구 개념으로 투구를 마무리했다면 1차전 경기일 기준으로 이틀을 쉬고 열리는 KS 3차전 선발 등판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리만도는 결국 39구를 소화하면서 패전투수가 됐고, 3차전 등판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물론 SSG의 선발 자원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다. 윌머 폰트가 시즌 막바지 부상에서순조롭게 복귀했고, 박종훈-이태양-오원석 등의 예비 선발 자원도 충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론세이브 이후 시즌 막바지 리그 에이스 수준의 활약을 했던 외인 원투펀치의 한 축인 모리만도가 등판해 다시 리드를 내준 끝에 패했다는 건 기세면에서나 마운드 운용 면에서 많은 것을 잃은 경기였다.

무엇보다 KS는 짧으면 4차전, 길면 7차전에서 모든 것이 끝나는 단기전이다. 1차전에서 SSG가 뒷문 불안의 약점을 다시 노출한 이상 키움은 이점을 물고 늘어질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SSG 불펜의 부담이나, 더 많은 점수를 내고 완벽한 수비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될 야수들의 부담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SSG의 전력이 키움보다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SSG가 이제 승리라는 작품, 잘 꿰어진 빛나는 구슬을 목에 거는 결과가 필요하단 점이다. KS는 길지 않다. 그 안에 반드시 뒷문 불안을 해소해야만 우승 트로피로 향하는 길의 승산이 보인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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