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나라 한국, 이미지 깨졌다"…한류 '관광·공연' 찬물

유승목 기자 2022. 11. 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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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외국인 관광객 즐겨찾는 이태원 사고로 '안전불감증' 부각…방한 관광·공연시장 회복에도 차질 우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한 외국인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세계가 이태원 참사를 두고 한국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숨죽였던 여행심리가 되살아나는 상황에서 K관광의 강점 중 하나였던 '안전한 여행지' 위상에도 흠집이 생겼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칫 관광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K클래식 인기로 한껏 물오른 공연시장도 비상이다. 좁은 공간에 대규모 군중이 밀집하며 벌어진 이번 사고의 성격이 대규모 콘서트, 축제에서 벌어지는 안전사고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공연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사각지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로 156명이 사망한 가운데 26명이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2명 가까이가 외국인인 셈인데, 과거 벌어진 대형 참사들과 비교해 외국인 비율이 유독 높은 편이다. 사고가 난 이태원은 유학생과 관광객 등 외국인이 자주 찾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이태원은 서울 명동·남대문과 신촌·홍대 주변, 부산 해운대 일대 등에 이어 2019년 한국을 찾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뽑은 가장 인상적인 방문지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우버코리아가 조사한 외국인이 인터내셔널 택시를 이용해 가장 많이 승하차한 장소로도 이태원은 남산 케이블카 주차장과 명동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참사 여파가 방한 관광시장 회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단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태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되며 한국하면 떠오르는 장소로 부각됐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해밀튼호텔 옆 골목 역시 드라마에 나오며 일본·동남아 1020 관광객들에게 친숙한 곳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안전하지 않은 나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관광발전지수 평가'에서 117개국 중 '안전(Safety and Security)' 부문 16위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도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외신을 중심으로 이번 사고가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의 안전불감증으로 발생한 인재(人災)란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런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게 관광업계 안팎의 진단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첫 주말인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벗고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조명되며 한국이 안전하지 않은 나라로 인식될 수 있단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관광은 '가도 될까'하는 심리가 중요한 만큼 부정적 이미지는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전반적으로 여행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상황이라 단체여행은 물론 개별 자유여행객도 방문을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시동을 걸기 시작한 공연시장이나 지역축제들도 침체될 수 있단 목소리도 있다. 문화예술 공연이나 축제들 역시 대규모 군중이 좁은 공간에 몰릴 수 있단 점에서 이번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안전 전문가인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번 참사는 이태원에서만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다"라며 "대규모 군중 밀집에 따른 피해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BTS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리는 지난달 15일 부산 연제구 부사아시아드주경기장에 '아미'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2005년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가요콘서트에 관객 5000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11명이 압사하고 160명이 부상당했다. 2014년엔 경기도 성남시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관람객 16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당국은 사고 예방을 위해 '공연법' 개정, 3000명 이상일 때만 신고하던 재해대처계획서 제출기준을 1000명 이상일 때로 높여 안전관리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선 지역 축제 공연시 관련 보고 기준이 여전히 3000명으로 상이하게 규정돼 있어 명확한 매뉴얼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강대금 문체부 체육협력관은 "공연 같은 경우엔 시설 대관 문제 등이 있어 주최 측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도 "(이번 참사를 계기로) 추가적으로 관련법이나 매뉴얼을 보완할 게 있는지 검토하고, 안전교육이나 안전관리지표 등도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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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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