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4조원 '줄줄이' 급전 통로 확대하는 증권사

정혜윤 기자 2022. 11. 2.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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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올해 잇달아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린다.

대형사, 중소형사 너나 할 것 없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최소 800억원~최대 4조원 늘렸다.

지난달 31일 BNK투자증권도 단기차입금 한도를 8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올해 9곳이 최소 800억원~최대 4조원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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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올해 잇달아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린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형사, 중소형사 너나 할 것 없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최소 800억원~최대 4조원 늘렸다. 아직 실제 유동성 경색이 닥치진 않았지만 단기 자금 확보 통로를 미리 넓혀놓자는 취지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IBK투자증권은 단기차입금 한도를 5000억원 늘렸다. 전자단기사채·기업어음(CP) 발행한도를 5000억원 늘려 단기차입금 총한도는 기존 1조1900억원에서 1조6900억원이 됐다. 증액 규모는 직전 분기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 대비 48.1%에 해당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운영자금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BNK투자증권도 단기차입금 한도를 8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BNK투자증권은 한국증권금융 금융기관 차입에서 800억원을 늘렸다. 이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7.88%를 차지한다.

BNK투자증권은 차입목적에 대해 "단기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운영자금"이라며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담보금융지원대출 한도를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차입금은 변제 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증권사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급전을 마련하는 통로로 보면 된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올해 9곳이 최소 800억원~최대 4조원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렸다. 중소형사뿐 아니라 대형사도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전자단기사채·기업어음 발행 한도를 4조원 늘렸다.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은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3조원 확대했다.

단기자금은 보통 회사채를 통한 장기자금 확보가 어려운 저신용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데, 최근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우량 증권사들의 수요도 커졌다. 금리 상승 기조에 증시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단기 자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장기 자금 조달이 더 어렵기 때문에 단기차입금이라도 일단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확보하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실제 차입액이 아닌 차입 한도 설정액을 늘린 것이다. 기업의 과도한 단기 차입이 재무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순 있지만 당장 유동성 리스크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단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개별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 상황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면서 "어려움은 있지만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진 크게 문제없이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 되면 위험성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어 미리미리 조심하자는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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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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