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AI 일상화, 민간 방역역량 길러야

2022. 11. 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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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를 시작으로 축산업계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가 가축질병 방역에 크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책기구가 만들어지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방역비와 보상비가 지출됐다.

민간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농장별 특성에 맞는 방역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주도할 수 있어서다.

이뿐 아니라 정부의 방역 예산이 실질적 방역 수준 제고와 생산성 증대 효과를 내도록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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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를 시작으로 축산업계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가 가축질병 방역에 크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책기구가 만들어지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방역비와 보상비가 지출됐다.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직까지 새로 만들고 부서도 그에 맞도록 재편했다. 초창기에는 정부와 축산 관계자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놀란 소비자들이 국내산 축산물을 외면해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던 시기도 겪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질병 발생 원인과 경로가 파악됐고 대책도 나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 가축질병을 잘 막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결과를 만드는 데는 농가와 방역 당사자들의 큰 희생이 따랐다. 더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방역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근래에 들어서면서 가축의 전염성 질병, 특히 AI 발생이 일상화하고 있다. 몇년 주기를 두고 발생하던 양상이 달라져 최근에는 매년 발생한다. 올해 유럽에서는 고병원성 AI의 발생이 심각하다고 하고,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발생하던 고병원성 AI가 잡히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가금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방역당국과 전문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방역에 협조하며 비상하게 대응해오던 관계자들이 지쳐가고 있다. 방역 관련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 턱없이 모자라나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 채우지를 못하고 있고, 방역 업무에 동원되는 관련 기관 직원들도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농식품부에서도 행정이 끌고 가는 방역을 고수할 게 아니라 농가 스스로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방역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방역체계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단속하고 규제하는 행정을 지양하고 효율적으로 예방할 방법을 농가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가금수의사회와 같은 민간 전문가 조직 역량이 중요하다. 민간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농장별 특성에 맞는 방역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주도할 수 있어서다.

이뿐 아니라 정부의 방역 예산이 실질적 방역 수준 제고와 생산성 증대 효과를 내도록 도울 수 있다. 피로를 호소하며 가금산업에서 멀어져간 수의사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또 자체 교육을 수행한다면 수의사들의 실력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축 방역에서도 K-방역이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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