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한 명만 왔을 뿐인데...'디팬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긴장시킨 흥국생명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만 바뀌었을 뿐 선수 구성에서 달라진 게 없는 흥국생명이지만 올 시즌 확실히 다른 팀이 되었다.
김연경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흥국생명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김연경 효과'를 예상하긴 했지만 기대 이상이다. 월드 클래스 실력을 물론이며 동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남다르다.
김연경은 경기 전 훈련을 할 때부터 동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일단 훈련에 들어가면 눈빛이 달라진다. 훈련에 임하는 집중력이 어마어마하다. 리시브는 물론 토스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이룰 건 다 이룬 세계적인 선수가 신인 선수보다 더 열심히 훈련에 집중하니 옆에서 지켜보는 후배들은 이런 김연경을 보며 자극받는다.
그리고 코트에 자주 나서지 못하는 후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응원한다. 자신의 훈련을 마치면 뒤에서 박수 치며 격려하고 그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세심한 행동 하나하나에 팀워크는 더 강해진다. 흥국생명은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개막 후 보여준 두 경기에서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리고 세 번째 경기에서 디팬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만났다.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며 무섭게 치고 올라가던 흥국생명이었지만 현대건설의 벽은 높았다. 흥국생명은 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3-25 25-21 18-25 12-25)으로 패하며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경기 전 많은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높이를 앞세워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예상외였다. 현대건설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1세트를 힘겹게 따냈다. 하지만 전력을 가다듬은 흥국생명은 2세트서 김연경과 김미연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3세트부터 흥국생명 김다은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현대건설은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었다. 결국 3세트 중반부터 승부의 추는 급격히 현대건설 쪽으로 기울며 세트스코어 3-1로 경기는 끝났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흥국생명은 15점을 기록한 김연경을 앞세워 3세트 중반까지 지난 시즌 우승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아직 김연경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국생명은 라운드를 치를수록 더 강해질 수 있다.
김연경은 지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마친 뒤 이런 말을 했다. "만약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 우승 팀이라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있겠지만 6위였기 때문에 위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 흥국생명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그렇다. 올 시즌 배구팬들은 김연경이 바꿔놓는 흥국생명의 도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현대건설에 패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는 흥국생명.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