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한 연쇄살인자의 마지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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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쇄살인범 벨마 바필드(Velma Barfield, 당시 만 52세)의 사형이 1984년 11월 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중앙교도소에서 집행됐다.
1962년 며느리 살해 공모 혐의로 사형당한 캘리포니아 여성 앤 덩컨(Ann Duncan, 당시 만 58세) 이후, 또 미 연방대법원이 1972년 사형제를 위헌으로 규정했다가 1976년 합헌 판결한 이래 처음 집행된 여성 죄수에 대한 사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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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쇄살인범 벨마 바필드(Velma Barfield, 당시 만 52세)의 사형이 1984년 11월 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중앙교도소에서 집행됐다. 1962년 며느리 살해 공모 혐의로 사형당한 캘리포니아 여성 앤 덩컨(Ann Duncan, 당시 만 58세) 이후, 또 미 연방대법원이 1972년 사형제를 위헌으로 규정했다가 1976년 합헌 판결한 이래 처음 집행된 여성 죄수에 대한 사형이었다.
바필드는 1978년 약혼자 롤런드 S. 테일러의 맥주와 차에 비소 성분의 쥐약을 타 살해,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1974년 친모를 비롯, 1976년 자신이 돌보던 노인 두 명을 독살한 사실도 자백했다.
친부의 상습적인 폭력과 친모의 방관 속에 성장한 그는 1949년 결혼해 함께 두 아이를 낳은 남편을 화재로 잃었고, 1970년 재혼한 두 번째 남편과도 1년 만에 질병으로 사별했다. 1975년 7건의 수표 부도로 6개월형을 선고받고 3개월간 복역한 그는 이듬해 노인 돌보는 일을 시작, 두 명을 독극물로 살해했다.
수감 중 그는 저명한 정신의학자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 진단을 받았다. 유년 폭행 피해자의 인격이 학대자에 대한 복수심을 자극해 저지른 범죄라는 게 요지였다. 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 그도 희생자 유족 등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수감 기간 신앙을 얻은 그는 재소자 상담 등을 통해 젊은 여성 재소자 교화와 재활을 헌신적으로 도와 교도관들의 칭송을 받았고, 저명 목사 빌리 그레이엄 등 교계와 사형제 반대 단체가 그의 구명운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사형제 찬성론자였던 당시 주지사(James B. Hunt Jr.)는 사면을 거부했다. 구명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은 형 집행 전날 밤부터 교도소 담장 밖에서 ‘Hope(희망)’라고 새긴 촛불 둘레에 모여 침묵 시위를 벌였고, 새벽 2시 형 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촛불을 껐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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