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KBO 최고에이스가 피를 봤다…216⅔이닝·3337구, 자신과의 싸움[KS]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어쩌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심상치 않다. 1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2⅔이닝만 소화한 뒤 또 손가락 물집(오른쪽 세 번째)으로 물러났다. 심지어 피까지 보였다. 안우진은 페넌트레이스 막판부터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6이닝 동안 단 88구로 KT 타선을 압도하고도 7회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도 물집 때문이었다.
이후 안우진은 물집 이슈에 잘 대처한 듯했다. 그러나 정규시즌부터 축적된 피로도가 본격적으로 안우진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와의 플레아오프 3차전서 잇따라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자들을 압도하는 맛이 전혀 없었다.
패스트볼 스피드가 아주 떨어지지 않았지만, 구위가 떨어지면서 변화구 비중을 극단적으로 높였다. 그래도 버텨낸 건 안우진의 변화구 커맨드와 완성도, 경기운영능력마저 리그 톱클래스로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안우진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 그럼에도 홍원기 감독은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의 상징성을 감안, 두 차례 연속 나흘 휴식 후 닷새만의 등판을 지시했다. 그러자 안우진은 다시 물집이슈로 조기 강판하고 말았다. 홍원기 감독은 “처음에는 피가 나지 않았는데 오늘은 피가 났다. 더 심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역시 안우진은 정상이 아니었다. 패스트볼 최고 157km을 찍었으나 21구만 구사했다. 변화구가 37구였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19개, 커브 10개, 체인지업 8개. 슬라이더를 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용도로 썼다. 커브와 체인지업은 유인구가 많았지만 제구가 안 되는 케이스도 있었다.
안우진의 향후 활용법, 피로도 관리가 한국시리즈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날까지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포함 216⅔이닝, 3337구다. 쓰러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안우진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고 또 던졌다. 어쩌면 자신과의 싸움 중이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고 보는 게 맞다.
홍원기 감독은 앞으로 안우진을 언제 어떻게 내보낼까. 포스트시즌 들어 안우진,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만 고정 선발투수로 기용 중이다. 안우진과 정찬헌은 플레이오프부터 쓰지 않았다. 최원태는 불펜으로 돌아섰다.
안우진이 5일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등판이 가능할까. 손가락이 회복되더라도 무리다. 괴물이라고 해도 사람이다. 그렇다면 7일 인천 5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키움은 1차전을 잡았지만, 에이스 안우진의 건강이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장기적으로 올 시즌 후 회복과 2023시즌 건강이 화두로 떠올랐다. 참고로 안우진은 2021시즌에 두산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까지 단 114이닝만 던졌다. ‘버두치 이론’(100이닝 이상 투구한 만 25세 이하 투수들 중에서 전년도 시즌에 비해 30이닝 이상 많이 투구한 선수들의 부상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에 부합하는 케이스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