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화동인 1호는 李측 것” 법정 증언, 이번엔 사실 밝혀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남욱 변호사가 ‘그분’ 의혹과 관련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천화동인 1호의) 남욱 지분은 25%, 김만배 지분은 12.5%,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 측 지분”이란 얘기를 2015년 김만배씨에게 들었다는 것이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시행한 화천대유의 자회사로 개발 이익 1208억원을 가져갔다. 755억원이 ‘이 시장 측’ 소유라는 증언이다. 대장동 일당이 이른바 ‘그분’의 실체와 관련해 특정인을 지목한 것은 처음이다.
천화동인 1호의 법적 소유주는 대장동 개발을 시행한 화천대유다. 하지만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씨가 다른 대장동 일당에게 “절반은 그분 것이다. 너희도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것이 녹취록으로 알려졌다.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천화동인 1호가 가져간 1208억원은 민간 사업자에게 배당된 택지 개발 이익 4040억원의 30%에 달한다. 민간 사업자 중 가장 많다. 김씨가 말한 ‘그분’이 대장동 사업의 주체이자 비리의 몸통일 수밖에 없다. 그 실체와 위법 행위 여부를 밝히는 것이 대장동 비리 의혹 수사의 본질이다.
‘그분’의 실체가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는 수사 초기인 작년 9월부터 핵심 문제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검찰은 이 의혹에 대해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실체를 알고 있는 김만배씨도 입을 다물었다. 김씨는 처음엔 “사업자 간에 갈등이 번지지 못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녹취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허위 사실을 말했다”고 말을 바꾸더니 나중엔 ‘그분’ 발언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시장 측의 것’이라고 들었다는 법정 증언을 한 것이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이재명 시장과 투기 세력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남 변호사 증언을 듣고 “죄를 지었으면 다 밝혀질 것”이라며 “흔적이 남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장동 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밝혀진 사실은 많지 않다. 일부 투기 세력 외에는 사법 심판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미 두 사람이 유명을 달리했다. 김만배씨와 권순일 전 대법관의 수상한 관계를 통해 제기된 재판 거래 의혹 역시 사법부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지만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 변호사의 이번 증언이 수사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천화동인 1호는 ‘불법 자금의 저수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소유주 물론 사용처도 함께 규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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