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 전 쏟아진 112신고…부실 대응 화 초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가 경찰과 지자체의 안전대비 소홀로 발생한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이태원 압사 참사' 전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경찰 소방 인력 부족이 사고 원인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도 이날 "국가는 국민안전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뒤늦게 사과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0명 넘는 사상자를 낸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가 경찰과 지자체의 안전대비 소홀로 발생한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이태원 압사 참사’ 전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무한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고강도 내부 감찰과 신속한 수사를 약속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핼러윈 축제를 맞아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경찰이 사전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인파가 너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고 사고 직후 100여 건으로 폭증했으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초저녁에도 해밀톤호텔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수 만 명이 밀집해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컸다고 한다. 참사 발생 전 수많은 사고 징후들이 있었는데도 경찰이 이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 화근이 됐다. 경찰이 사고 발생 1,2시간 전에라도 위험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인원을 통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이유다.
경찰은 10만 명의 인파를 예상해 놓고도 안전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몰린다면 기본적으로 차량 통제나 폴리스라인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찰 인력 배치에도 문제가 많았다. 경찰은 사고 당일 137명을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정복을 입은 이는 58명뿐이었다. 이들은 범죄예방과 이태원로 교통관리 등에 바빴고 골목 안전은 신경 쓰지 못했다. 같은 날 서울 도심에서 6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에는 65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시민 안전 관리 부실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충분히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경찰이 안전 관리에 무감각했던 것은 직무유기 아닌가.
앞서 경찰은 “예상 밖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통상적 어려움을 예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면피성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또한 사고 당일 지하철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 시간을 놓고 서울교통공사와 진실공방을 벌였다. 책임 회피에 급급한 경찰을 보면 윤 청장의 대국민 사과에서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찰 소방 인력 부족이 사고 원인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도 이날 “국가는 국민안전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뒤늦게 사과했다. 하지만 자신의 논란 발언에 대해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혀 엉뚱한 변명으로 일관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윤 청장은 이번 사고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기구’를 설치한다고 했다.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조사하겠다고도 했다. 실무자들의 잘못을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대형 사고에 실무자 몇 사람만 처벌한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사고 원인을 신속히 규명해 정무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