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특별격려금 이름으로 돈달라” 현대제철 노조의 고집, 왜?
업계 “왜그리 명분에 집착하는지”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한 달 이상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제철 노조가 반드시 ‘특별격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받겠다고 고집하고 있어서 노사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에는 “노조원을 위해서라면 어떤 명목으로든 400만원만 받으면 되는데 노조 집행부가 왜 특별격려금이라는 명분에 집착하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초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부 계열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에 지급한 특별격려금을 요구하며 지난 9월 말부터 게릴라식 파업을 이어 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앞서 노조의 사장실 점거가 길어지자 일정액을 생산성 향상 격려금이나 안전 관리 격려금과 같은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노조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격려금 지급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반드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처럼 특별격려금이란 이름으로 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 측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 노조가 만약 특별격려금이라는 이름으로 400만원을 받아내면 현대로템 등 특별격려금을 받지 못한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노조들도 회사에 이를 요구할 근거가 생긴다”면서 “이 때문에 현대제철 노조가 실리가 아닌 명분에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최근 며칠 동안 하루 1시간 가량 작업장에 나와서 일한 뒤 파업을 하는 변칙 파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에선 노조가 주휴수당 확보를 위해 이 같은 방식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준영 변호사(법무법인 트랜잭션)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주5일 모두 파업할 경우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고,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라도 근무하면 주휴수당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보면 1시간 근무를 태업으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에 향후 노사 간에 주휴수당 지급 문제를 놓고 법적 다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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