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2023년 ICT 시장 화두

김창훈 KRG 부사장 2022. 11. 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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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대표

이제 두 달 후면 2023년이 시작된다. 코로나 위기에서 다소 회복한 국내외 경제는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제갈등에 이어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재 등으로 힘겨운 해를 보냈다. 내년 역시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하지만 경기불황 신호가 잇따라 나오는 중에도 국내외 ICT 시장은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유지한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 쇼크 이후 국내외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ICT 시장은 2022년 3.0%에서 2023년에는 6.1%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KRG도 올해 국내 ICT 시장이 전년 대비 8.0% 성장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6.6%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통화기금(IMF)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2.7%, 한국 경제성장률을 2% 내외로 전망한 데 비춰볼 때 ICT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국내외 ICT 시장이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은 역설적으로 팬데믹이 초래한 영향이 크다. 우리는 팬데믹 기간에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도했고 지금 시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이 대세를 형성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 내·외부의 업무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디지털 인프라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투자를 머뭇거린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디지털 투자가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는 것이 입증됐고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긴급한 사안임을 인식했다. KRG가 국내 기업들의 IT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0% 넘는 기업이 디지털화를 위해 2023년에는 ICT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 글로벌 조사기관 SWZD가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기업의 51%가 내년에 IT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전세계적 전문 디지털인력 부족현상도 IT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디지털 수요가 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전문인력 확보는 올해 내내 기업들의 고민거리였다. 높은 연봉과 막대한 인센티브 등을 제시하면서 인력확보에 나섰지만 실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러한 IT 인력부족 사태는 기업마다 IT 지출을 늘리는 주요인이 된 것이다.

이번 카카오 사태처럼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구축, 보안시스템 구축 등도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폭증했지만 많은 디지털서비스 기업은 이 부분을 간과했다. 이번 카카오 사태도 안일한 대응이 불러온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이나 핵심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기관이 이중화 작업 등에서 시스템 보완에 나설 것이고 이는 IT 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근간으로 업종간 경계를 넘나드는 결합서비스가 확대되는 것도 성장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금융기관이 게임회사와 제휴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인다든지, 유통회사가 전자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 등이 좋은 예다. 이 같은 결합서비스 모델은 내년에도 한층 활기를 띨 것이다.

AI와 메타버스, 5G, 에지컴퓨팅 등 혁신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신기술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AI가 전산업에 확산하면서 2023년에는 한층 고도화한 AI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이다. 이미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는데 내년에는 제조, 유통, 금융분야 등에서 한층 발달한 AI서비스가 잇따라 선을 보일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대내외적으로도 긍정변수보다 악재가 많다.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은 자명하다. 이런 시기일수록 국내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기술투자, 특히 디지털투자를 통해 선도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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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KRG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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