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달궜던 '태조이방원' 가고 '이방'만 남았네

안혜신 2022. 11. 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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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외국인 등에 업고 30% 이상 급등
방산도 3분기 호실적에 상승세 이어가
조선·태양광·원전은 지속 가능성 '글쎄'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지난 8월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테마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이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현재 태조이방원 중에서 살아남은 것은 이차전지와 방산주 뿐이다. 원전주의 경우 폴란드 원전 사업 협력 결정에 따른 기대감으로 이날 동반 급등세를 보였지만 그동안의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외국인이 사들이는 이차전지주 ‘잘 나가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8월 이후 이날까지 34.2% 올랐다. 또 다른 이차전지주인 삼성SDI(006400) 역시 같은 기간 30.4% 상승했다.

이차전지주는 3분기 실적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활바라게 유입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1002억1014만원)과 삼성SDI(975억9719만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5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이익 전망치 406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9.9% 증가한 7조64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및 소재기업이 강세를 보인 것은 실적 서프라이즈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실적 또한 배터리 출하량 증가, 환율 효과, IRA 수혜 기대감까지 반영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방산주도 이차전지만큼은 아니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8월부터 5.7% 올랐고, LIG넥스원(079550)이 22.8% 상승했다. 방산주는 3분기 실적이 예상에 부합했고,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러시아 방산업체들이 독점했던 시장에서 K-방산이 존재감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납품은 내년부터 오는 2028년에 집중돼 있고 수익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파른 이익 증가 사이클은 2028년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 경기침체 우려…원전 반짝했지만 지속성 ‘글쎄’

반면 태양광, 조선, 원전 업종은 다른 분위기다. 특히 조선주 분위기가 심상찮다. 현대중공업(329180)은 지난 8월 대비로 18.5% 하락했고,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같은 기간동안 10.7% 내렸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이 1년 만에 흑자전환을 하고 내년 흑자 전환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조선주 주가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조선주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경기침체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선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란 말 그대로 경기가 좋을 때 (상대)주가가 좋고, 경기가 안 좋을 때 (상대)주가도 안 좋은 주식이라는 의미”라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만으로 조선업종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태양광은 업체별로 주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OCI(010060)는 8월부터 16.6% 하락했지만, 한화솔루션(009830)은 11.2% 상승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부문에서 분기 최대 규모 이익을 달성하는 등 3분기 호실적을 내놨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대표적인 미국 IRA 수혜주로 꼽힌다.

원전은 그나마 이날 급등하면서 그동안 낙폭을 소폭이나마 만회했다. 폴란드 민간 주도 사업을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져가기로 하면서 원전 수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한 프로젝트에도 일부 주기기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 수주 기대감이 대폭 커진 상황”이라면서 “오는 2024년 체코 프로젝트 외에 필리핀, 카자흐스탄, 영국 등 잠재적인 프로젝트가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태조이방원 테마의 지속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와 방산 외에 실적과 같이 펀더멘털이 받쳐주는 업종이 없다고 본다”면서 “태조이방원 테마에서 살아남은 신재생 에너지 등 이익 가시성이 있는 업종을 선별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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