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그 많던 간호사는 다 어디로 갔나

김미경 2022. 11. 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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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사들은 하루 평균 58.3명(2019년 기준)의 환자를 진료한다.

종합병원 병동 간호사 1명이 하루에 담당하는 환자 수는 대략 10.1명이다.

주요 선진국 의사의 진료 수(8.1명)보다 6~7배가량 많고, 주마다 다르지만 미국에서 간호사 환자 비율을 법으로 정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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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
박한슬|184쪽|북트리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리나라 의사들은 하루 평균 58.3명(2019년 기준)의 환자를 진료한다. 종합병원 병동 간호사 1명이 하루에 담당하는 환자 수는 대략 10.1명이다. 주요 선진국 의사의 진료 수(8.1명)보다 6~7배가량 많고, 주마다 다르지만 미국에서 간호사 환자 비율을 법으로 정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주는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정도를 돌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자의 비유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현재 의료정책은 10인승 엘리베이터에 60명을 태우고 하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의료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은 대체 왜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걸까.

책은 초고령 사회를 앞둔 한국 사회의 현 의료정책이 ‘젊은 인구’에 기대어 가까스로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약사 출신인 저자는 겉보기에 화려하지만 최첨단 종합병원 속 병들고 있는 의료산업의 왜곡된 구조를 들여다본다. 선임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길들이는 태움 문화, 병원 선택의 권리가 변질한 의료 쇼핑, 기피과 구인난, 짧아지는 진료, 늘어나는 검사 시간 등 종합병원의 그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무너져 가는 한국 의료계의 문제를 파헤친다. 값비싼 장비로 가득한 대형병원들이 인력 충원을 못하는 모순적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는 의료비 책정 구조를 꼽는다.

책은 대안 제시보다 세밀한 통계와 촘촘한 분석으로 비정상적인 의료 실태를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평형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붕괴 시점은 우리 노후와 맞물릴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숙제라는 점을 환기한다.

저자는 여는 말에서 “현재가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인식을 일단 많은 시민이 공유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지금보단 나은 상태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이 책이 한국의 현재 의료 제도를 돌아보고, 미래의 의료제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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